매일신문

[기고] 내 몸은 내가 지킨다

경산 지역은 영남대 등 12개 대학에 12만 명의 대학생이 재학하고 있어 전국에서 대학 수가 제일 많고, 주변에 원룸촌이 밀집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성범죄가 특히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영남대 앞 원룸단지를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하여 특별 관리하고 있으며, 올해 9월부터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승강장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함께 귀가해 주는 '안심귀가동행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등 성범죄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성범죄가 줄지 않고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상황에 따른 성범죄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가정에서는 창문, 우유투입구 등 외부로 통하는 문의 시정을 철저히 하고 잠시 외출할 때에도 문을 잠그는 습관을 들이며, 낯선 방문자는 안전고리 등을 이용해 문을 완전하게 열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택배는 가정배달을 피해 가급적 직장, 학교 등으로 배송하도록 하고, 의심스러운 택배가 오면 경비실에 맡기도록 한 후 나중에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밤에 술을 마시고 지하철을 탈 때에는 잠이 들어서는 안 되고, 공간이 충분히 있는데도 가까이 붙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만약 성추행이 의심되면 신체 방향을 즉시 바꾸거나 상대를 똑바로 쳐다보고 "어딜 만져요!" 등으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 심야 귀가 시에는 가로등이 있는 밝은 곳이나 CCTV가 있는 곳을 이용하고, 이어폰을 꽂고 걷는 것은 위험하므로 주변 상황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별히 길을 걸으며 가족이나 친구에게 통화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하면 우선 침착해야 하고, '임신했다, 몸이 아프다' 등으로 일단 상황을 모면하거나, 용기와 배짱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는 막연히 비명을 지르는 것보다 '안경 쓴 아저씨, 도와주세요!'와 같이 특정인을 지목해서 도움을 요청해야 책임감을 느끼고 도와주게 된다. 평소 호신용 호루라기'가스총'전자충격기 등을 미리 소지하는 것이 좋지만, 호신용품이 없을 경우에는 핸드백'우산'열쇠'볼펜'휴대전화'하이힐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상대방에게는 반드시 빈틈이 있으므로 눈이나 성대, 정강이, 고환 등을 타격하고 재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성폭행 당했다면 즉시 경찰(112)이나 여성 긴급전화(1366) 또는 원스톱지원센터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 이때 씻지 말고, 당시 입었던 옷과 소지품을 착용한 그대로 신고하여야 한다. 증거물은 그대로 보존하라는 것이다.

경찰에서는 불철주야 성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혹시 모를 성범죄에 대처하는 것이 제일 좋은 예방법이다.

장영희/경산경찰서 중앙파출소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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