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연봉 협상 '잠잠' 무슨 꿍꿍이?

선수 80% 정도가 재계약, 통합 3연패 보상 큰 부담…구단 "일괄 발

사상 첫 통합 3연패(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를 달성한 사자군단의 재계약이 감감무소식이다. 정규시즌 우승 뒤 한국시리즈에다 아시아시리즈까지 치르느라 다른 구단보다 2014년 연봉협상 시작이 늦어졌다 하더라도 삼성 라이온즈는 단 한 명의 재계약 소식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통합 3연패가 가져온 선수들의 인상 기대감과 구단의 고과평가 잣대가 엇박자를 이뤄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7일 현재 올 스토브리그서 삼성이 공식적으로 쓴 돈은 팀내 자유계약선수(FA) 장원삼과 박한이를 잡느라 들인 것과 외국인 선수 제이디 마틴을 영입하는 데 꺼낸 게 전부. 나머지 선수들과의 연봉 재계약 소식은 전혀 없다.

삼성의 연봉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삼성 송삼봉 단장은 "골든글러브 시상식(10일)이 끝난 뒤 연봉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17일까지 재계약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대상자 중 80% 정도는 재계약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계약자는 개인훈련차 해외에 나가 있어 만남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재계약은 2군 선수들 위주로 먼저 시작해 점차 1군 주축 선수들 순으로 진행된다. 재계약 완료자 중에는 주전 선수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고 삼성은 밝혔다.

그런데도 재계약 소식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는 선수간에 일어날 수 있는 미묘한 신경전을 봉쇄하겠다는 구단의 전략. 연봉 협상은 대상 선수와 구단 프런트가 만나 금액과 조건 등을 조절한 뒤 선수가 최종적으로 재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완료된다. 이 때문에 선수가 스스로 연봉을 말하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은 알 수 없다. 구단 발표나 언론을 통해서 다른 선수의 연봉을 알게 된다.

만약 일찍 재계약 한 선수의 금액이 밝혀지면 미계약한 비슷한 실력의 선수가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할 수 있다. 계약을 마친 선수는 조기 계약으로 손해를 봤다고 느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이뤄내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선수들간 생길 수 있는 신경전과 불화 등을 막고자 내년도 연봉 재계약과 관련해 일괄 발표할 계획이다.

송 단장은 "구단이 정한 연봉 고과에 따라 연봉을 제시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초, 늦어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인 내년 1월 중순쯤에는 재계약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연봉 총액 67억1천200만원(평균 1억2천204만원)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이는 지난해 63억2천700만원보다 총액 대비 3.7% 오른 금액.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이 인상률은 통합 2연패가 가져온 훈풍. 올해는 전례가 없었던 통합 3연패를 이뤄내 내년 연봉 총액 역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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