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원은 민속신앙의 성지입니다. 안동제비원성주풀이의 대중화로 제비원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제 꿈이에요."
안동제비원성주풀이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옥순 명창의 제비원 사랑은 유별날 정도다. 20여 년 전부터 제비원을 제 집 드나들 듯했다. 제자들과 노래 연습은 물론 기도를 하기 위해서도 제비원을 찾는다.
송 회장은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이 제비원만큼 큰 곳도 드물다. 제비원과 법룡사, 제비원과 연이처녀 등 스무 가지 전설이 전해지는 곳은 세계사적으로도 제비원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비원이 가진 가공되지 않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웹툰,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것)로 산업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 회장이 안동제비원성주풀이 완창 공연을 매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안동제비원성주풀이를 대중화하면 문화 산업화는 자연스럽게 뒤따라 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행히 그동안의 노력 덕분에 1시간 넘게 불러야 하는 노래 가사를 이제는 함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노래를 완창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전승의 맥이 끊어질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송 회장은 안동제비원성주풀이를 어려서는 할머니를 통해, 커서는 오숙자 선생으로부터 배웠다. 성주풀이는 집을 지키는 성주신과 그 부인인 터주신의 내력을 이야기하는 무속신화다. 우리 조상들은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할 경우 굿으로 성주신을 모시고 나쁜 귀신을 쫓았다.
"안동제비원성주풀이가 두 가지 방식으로 전승되는 것은 우리에겐 행운입니다. 이달 14일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한 완창 공연은 할머니로부터 전승받은 방식대로 부른 것이에요. 여건이 허락된다면 오숙자 선생으로부터 배운 방식대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완창도 시도할 겁니다."
송 회장의 마지막 소원은 안동제비원성주풀이가 하회별신굿이나 차전놀이처럼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후학을 위해서라도 안동제비원성주풀이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송 회장의 확고한 의지다.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