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9일째인 17일 오후 2시 대구 동대구역. 무궁화호와 KTX가 추가 감축 운행되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시민들은 평상시와 같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서 기차표를 구입했다. 동대구역 내 한 상인은 "파업이 시작된 뒤 평상시보다 기다리는 줄이 조금 더 늘었을 뿐 크게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동대구역을 기준으로 17일부터 그동안 정상 운행되던 KTX가 20차례 감축 운행됐다. 무궁화호도 5차례 추가 감축, 하루 75차례만 운행됐다. 평일 124차례 운행되던 것에 비해 30.5% 줄었다. 새마을호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60.0% 감축된 12대가 운행됐다.
KTX 운행 횟수 대폭 감소로 인한 예상했던 우려는 보이지 않았다. 코레일 대구경북본부는 "지난 주말부터 이미 파업으로 운행 중지되는 열차에 대한 안내가 이뤄졌다"며 "또 KTX는 평상시 평일에도 운행 횟수와 공석이 많았기 때문에 대체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이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무궁화호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이용이 잦은 무궁화호가 추가 감축되면서 무궁화호 이용객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동대구역에서 의성 탑리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는 박재근(70'의성) 씨는 "항상 이용하던 3시 30분 차가 이번 파업으로 운행이 중지돼 한 시간 늦게 출발하는 열차를 타게 됐다. 파업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막상 이용하는 열차가 중단된다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오래 지속된 파업에 기차표를 예매하려는 시민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기차표 예매에 성공해도 운행이 정지되면 막상 열차를 이용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표소에서는 예매를 하는 사람들에게 "파업으로 인해 운행이 정지될 수 있으니 하루 전 전화해서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라"며 주의를 주고 있었다. 조민희(23'여'경산시) 씨는 "철도 파업 소식에 혹시 열차 이용을 못 할까 봐 직접 동대구역까지 와서 예매를 했다"며 "23일 오전 서울행 KTX 표를 예매했는데 그전에 파업이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최대 고비는 이번 주말이다. 코레일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파업이 지속된다면 오는 토요일부터 KTX는 평상시 주말보다 50차례 감축 운행된다. 주말 이용객이 많은 KTX 특성상 운행 감축으로 열차 이용을 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생길 우려가 크다. 코레일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분간은 코레일 홈페이지(http://www.korail.com)에서 시간표를 꼭 확인하고 열차를 이용해달라"며 "주말 이전에는 파업이 끝나 걱정하는 대혼란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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