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경기부양정책의 수위를 한 단계 내렸다. 달러의 통화량을 다소 줄이는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한 것이다. 개선된 미국 내 고용률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세계금융시장에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변수가 사라져 금융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였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일부 신흥국들에서 달러유출이 현실화되면서 세계금융시장의 출렁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격론 끝에 양적완화 축소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내년 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종전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매달 100억달러씩(우리돈 약 10조5천억원 규모) 줄이기로 했다. 올해 초부터 아시아신흥국들을 긴장시켰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초부터 시작된다. 다만 연준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금리변동과 관련해선 당분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양적완화방침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축소는 고용시장 개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2년 9월 3차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후 미국의 실업률은 1%나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버냉키 의장은 경기상황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은 다양했다. 미국 국채 금리와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다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뉴욕 주식시장은 의외로 1%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됐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경기전망이 밝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하자 국내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예견된 이벤트로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신흥국의 자금 유출입 확대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날 시장안정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구경모 금감원 거시감독국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달러화 강세 및 엔화 약세 등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기 때문에 외국인자금 유출입 등을 면밀히 관찰하며 시장상황 변동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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