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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첫 관문 통과

유네스코 잠정목록 등재, 경북도 2017년 최종 신청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매일신문DB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매일신문DB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18일 등재됐다.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보존해야 할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적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예비 목록이다. 세계유산은 적어도 1년 이상 잠정목록에 등재된 유산에만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대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경우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 역사유적지구, 하회'양동마을 등에 이어 경북 지역에서만 4번째가 된다. 신라문화와 유교문화에 이어 가야문화도 세계적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

◆등재 배경과 추진 과정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은 서기 400~562년경 축조된 704기의 대고분군이다.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은 국내외 고분에 비해 봉분의 수와 규모에서 압도적이다. 지산동 대가야고분군보다 규모가 큰 고분군은 일본 등에도 존재하지만, 수백여 기의 고분이 도읍지를 내려다보며 집단으로 조성된 곳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사회정치적 위계와 소속된 집단에 따라 군집을 이뤄 축조된 점도 특징이다. 고분군 내에 다른 인공구조물이 전혀 없고, 독특한 순장곽이 존재하는 점도 당시 사람들의 내세관과 장의문화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중국의 순장(껴묻이)이 100~200명이 집단으로 묻히거나 머리만 따로 묻는 형태가 나타나는 데 비해 대가야의 순장은 하나의 봉분 안에 주인공과 같은 공간에 묻히거나 별도의 순장곽에 묻혔다. 대가야의 왕릉으로 추정되는 고령 지산동 44호분에는 32개의 순장곽에 36명이 순장돼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와 함께 다섯 차례에 걸친 대규모 발굴조사와 정밀분포도 작성, 체계적인 보존관리 등 지속적인 문화재 관리로 진정성과 완전성을 지켜온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북도는 2011년 9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계획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3차례 학술대회를 여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학술연구를 진행해왔다. 경북도는 이를 토대로 지난달 6일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신청을 했고, 문화재청의 현지실사와 세계유산분과위원회를 거쳐 이달 초 유네스코에 잠정목록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최종 등재까지 가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잠정목록에 등재된 국내 세계문화유산 13건이 모두 2010년 이후 등재됐을 정도로 국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잠정목록에 등재된 세계유산 중 우선 등재 추진대상을 선정해 매년 한 곳씩만 최종 등재를 신청한다.

경북도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전담조직을 편성하고, 주요 평가항목인 완전성과 진정성, 주민 호응도, 보존 관리방안 등을 갖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2016년까지 본등록신청서 등을 작성, 2017년 2월에는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가야문화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례가 없고, 고분군이 가야문화의 유일한 흔적인 만큼 등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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