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현철의 '별의 별이야기]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역 전지현

다시 '엽기적인 그녀'…또 망가지지만 제 본 모습은 아니랍니다

배우 전지현(33)에게 18일부터 시작한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는 오랜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다.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한다"는 소감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굉장히 떨린다"는 전지현.

영화를 통해서는 팬들에게 많이 인사를 했는데 드라마는 1999년 SBS에서 방송된 '해피 투게더' 이후 14년 만이니 당연하다. 그는 "영화 제작발표회나 시사회보다 제작발표회가 더 떨린다"고 했다.

400년 전 지구로 떨어진 외계인 도민준(김수현)과 한류여신 천송이의 달콤발랄한 로맨스를 그릴 예정인 '별에서 온 그대'는 SBS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전지현은 국민요정을 거쳐 한류여신이 된 톱 여배우 천송이 역을 맡았다.

'도둑들'서 만났던 김수현과 호흡

그의 캐릭터는 코믹적이다. 모든 것을 갖췄지만 백치미가 돋보인다. 단어 실수도 하는데 본인이 가진 지식이 전부라고 알고 있는 인물이다. 초'중'고교 시절 내내 촬영장에 있느라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의외의 재미가 예상되는 설정이다.

과거 전지현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가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엽기적인 그녀'와는 다른 설정과 내용이다. 전지현은 또 천송이와 자신이 비슷하지는 않다고도 강조했다.

"캐릭터가 매력이 있는 건 확실한데 저와 비슷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난감해요. 조울증이 있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요.(웃음) 저를 매우 극대화하고 과장하면 천송이가 될 것 같긴 해요. 제가 기본적으로 밝긴 하거든요. 하지만 저와 비슷하다고 하기에는 천송이가 너무 망가지는 것 같아요. 호호호."

전지현은 "오랜만이라 새롭기는 하지만 새롭다는 생각을 많이 안 하려고 한다. 드라마는 오랜만에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는 연기"라며 "나 스스로 어색하거나 새롭다는 느낌을 오래 갖지 않으려고 한다. 단지 지금도 바쁜데 얼마나 더 바빠질까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의 호흡이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초반에 미숙하게 보일까 걱정된다"고 했지만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지현은 앞서 김수현과 영화 '도둑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김수현을 다시 만나니 굉장히 반갑고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김수현은 '도둑들' 때보다 지금 더 톱스타가 됐어요. 당시엔 '해를 품은 달'을 하기도 전이었죠. 지금의 김수현 입지와는 많이 달랐어요. '도둑들'이 끝나고 좋은 반응을 얻음과 동시에 '해품달'이란 작품으로 김수현의 입지가 많이 구축된 상황이었죠. 여러 작품을 거치며 나와 만났는데 그 후 더 단단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는 "수현이는 '도둑들' 때에도 내공이 장난 아닌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입증하며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하니 같은 배우로서 응원하고 싶어진다"며 "김수현과의 작업이 마지막일 수 있겠지만 같은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시점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것들을 이루고 싶다. 그런 점에서 다시 만나 기쁘다"고 좋아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해 온 전지현. 벌써 데뷔 16년 차다. 그는 신비주의라는 시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일하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했어요. '연기하기 싫다', '배우를 계속 해야 하나?' 등을 고민했죠. 하지만 여태 배우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아요.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신비주의라는 말이 생겼고 그게 큰 벽이기도 했어요. 하늘에 떠 있다면 땅에 내려와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죠. 거부감 없이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을까 갈망했거든요."

그는 "배우는 작품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 같다. 작품을 꾸준히 하고 그런 모습에 호응 얻으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전지현은 또 "나이가 주는 사회적 인식, 때맞춰 결혼한 것도 나 자신을 어른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작품 선택, 남편 외조도 큰 힘으로

"여유가 생기고 환경이 바뀐 것들을 깨닫고 내 몸에 맞춰가며 연기를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도둑들'과 '베를린'도 역할의 차이가 컸는데 촬영하면서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지금도 자신 있게 연기를 하고 있고요."(웃음)

그는 천송이가 '엽기적인 그녀'를 연상시킨다는 말에 "내가 맡은 모든 역할은 나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많은 성격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모든 역할은 나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이 얼마나 많이 나오게 될까 하는 것들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기를 할 때 주어지는 상황과 설정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지난해 4월 결혼한 그는 남편을 향한 고마움도 넌지시 내비쳤다.

"기본적으로 작품의 매력이 컸는데 장태유 PD, 박지은 작가, 김수현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선택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 같았어요. 작품 선택에 어려운 건 없었지만 그래도 주위 분들의 힘이 컸죠. 아무래도 신랑? 그리고 소속사 관계자 응원 없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쉽지 않았을 거예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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