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저는 제 자신의 반복되는 외도로 인해 고민하는 40대 남성입니다. 제가 힘든 것은 가정과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저의 외도입니다. 지금 아내는 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고, 아내는 제가 자신을 전혀 사랑해 줄 줄 모르고 가족이라 할 수 없는 이기적이고 철없는 사람이라고 날마다 비난합니다. 돌이켜보면 저의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갈등으로 여러 친인척이 부모 대신 저를 키워 아주 긴장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늘 불안하고 외롭고 버려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현재도 이 느낌이 올라오면 저를 감싸주고 편안하게 해 줄 여성을 찾고 그 관계에서 한없이 즐겁고 살맛 나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금세 외도 관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 여성들과 관계를 끊어버리면 불안하고 우울해 견딜 수 없습니다. 아내의 이혼 요구도 심각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외도를 끊어 버릴 수 없는 저 자신은 어떡해야 할까요?
◇솔루션=외도로 인해 배우자의 속을 끓이고 이혼 요구까지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자신의 잘못된 외도 행동에 대해 자문을 받으려는 귀하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귀하가 가족과 가정을 소중하게 여김에도 불구하고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외도 행동은 귀하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trauma'외상)에 대한 방어기제로 생겨난 심리적 현상으로 보입니다. 어린 시절의 귀하는 부모의 갈등으로 인한 냉담한 양육 과정에서 고독하게 지내면서 버려졌다는 마음의 상처가 무척 심했을 것입니다.
그 상처는 치유되지 않은 채 무의식 속에서 단단한 알맹이로 저장되어 있었지요. 그것으로 인해 성장 후에 과거와 같은 불안한 환경이 보이면 본능적으로 다시는 그 불행을 겪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저항하는 무의식적 방어과정이 생깁니다. 그것이 '외도 행동'의 증상일 수 있지요. 이러한 심리적 고통에 대한 방어기제로 생겨난 외도 행동은 유독 단 한 사람을 아주 고통스럽고 힘들게 한답니다. 대상은 바로 귀하의 배우자이지요.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후에 결혼생활에서도 배우자에게 따뜻하고 자상한 사랑을 주려고 해도 줄 수 없습니다. 자신이 받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 배우자는 귀하로부터 외롭고 버려진 느낌을 받아 불행했을 것입니다. 아내는 다시 남편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한 태도로 귀하의 '무의식적 불안'(부모로부터 버려진 공포)을 자극하였을 겁니다. 그래서 귀하는 다시 그 불안을 대체하려고 다른 여성을 찾아 안정감을 환상적으로 갖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상대 여성과의 외도는 절대로 사랑이 아니랍니다. 이때의 외도 관계는 상대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 상처를 복구하기 위해 상대를 필요로 하는 자기를 사랑하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귀하의 외도 행동은 일종의 정신과적 치료와 심리상담이 필요한 '관계중독'의 한 형태일 수도 있음이 사료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도 행동에 대한 배경을 단지 어린 시절의 상처만으로 국한하여 본인의 변화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 아내는 더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젠 옆에 있는 아내에게 그 열정과 사랑을 오롯이 부어주어야 할 때입니다.
귀하의 치유자는 단 한 사람입니다. 바로 귀하의 배우자입니다. 귀하는 그녀의 깊은 이해와 치유자로서의 역할을 도움받아야 할 것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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