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대수의 풀어 쓴 풍수] 일본의 만행과 '인걸지령(人傑地靈)'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 말살정책으로 창씨개명과 한글금지, 우리문화 말살과 함께 궁궐인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다. 일본은 영원히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려고 명산마다 쇠말뚝을 박아 지맥을 끊었다. 이 쇠말뚝은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것을 제거하고도 아직 알게 모르게 남아 있다. 극악무도한 일본은 아직도 침략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많은 만행을 저지른 가운데 풍수설을 믿고 우리 민족의 정기를 영원히 끊으려고 한 짓이다.

풍수는 이미 타고난 운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웅호걸이나 위대한 인물은 땅의 영기를 받아야 태어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우주 안에 꽉 차 있는 기운을 받아 생명의 싹이 생겨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기운이 모여들면 생명이 움트고 흩어지면 생명이 끊어진다. 우주에 만재되어 있는 기야말로 곧 생명의 본체인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몇 배나 왕성한 정기를 품고 있는 우리 강산이다. 현대사회에 있어서도 지역에 따라 발생하는 병의 종류나 빈도 수가 다르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특정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성격도 지방마다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산물도 지방마다 산세, 지세에 따라 다르다. 춘천 서면 방동리의 박사마을, 영양군 주실마을, 임실군 삼계면 박사골 마을은 우리나라 3대 박사마을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씩 박사가 태어났다는 마을이다. 서면 박사마을에서 50명이 넘는 박사가 배출되었다고 한다. 이런 곳이 많이 있다 보니 예부터 인걸은 지령이라고 한다. 자연의 조건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음은 쌍태마을로 유명한 전남 여수시 소라면 현천리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곳이다. 임신부가 산세의 영향으로 쌍둥이를 출산한다는 이야기는 아주 특이한 화젯거리였다. 마을 전체 75가구 중 35가구에서 38쌍의 쌍둥이를 출생시킨 마을로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로 1989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마을이다. 그 후 세계의 의학자들이 몰려들어 모계유전이냐, 섭생과의 관계냐를 연구하였으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였다. 75가구의 마을 주택을 풍수학적 측면에서 조사하였는데, 쌍둥이가 태어난 35가구는 공교롭게도 여자들이 앉아서 활동하는 부엌과 빨래하는 장소 등이 모두 대문을 통하여 쌍태봉(해발고도 333m. 거리 8㎞)을 바라보는 방향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땅의 기 즉 지기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또 이곳에서 가축의 쌍태가 많이 나온다고 하여 다시금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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