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지구 지정해 보존해야

대구약령시한방축제가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 문화관광축제로 뽑혔다. 내년에는 인센티브 1억 3천만 원과 한국관광공사의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지원을 받는다. 올해 한방축제는 동의보감 진의서 행사와 축제 통용 화폐인 엽전 발행 등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관광객도 2010년 14만 명에서 올해 26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대구약령시의 쇠퇴는 진행형이다. 하루가 다르게 한약방은 이전하고, 새 건물이 들어서 커피숍과 식당 골목으로 급격하게 바뀌는 중이다. 인근 현대백화점 대구점 입점에 따른 임대료 인상이 직격탄이지만, 그동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소의 한계와 대구시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 부재도 큰 원인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대구점 입점 이후,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오르면서 10여 곳이 이전했다. 경기불황과 190여 곳의 한약 관련 업소 가운데 임대가 70%인 것을 고려하면 이전을 막을 방법이 없다. 심지어 자가(自家) 업소까지도 이전하고, 가게를 임대하려는 움직임도 많다. 대구시는 한의약박물관과 한방웰빙체험관을 만드는 등 대구약령시를 도심형 한방문화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약령시 쇠퇴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대구약령시 쇠퇴를 막으려면 국비를 지원받아 약전골목을 한방문화지구로 지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미 대구시는 한방문화지구 지정을 추진하다 업소 간 이해관계 때문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해관계를 절충하고, 설득하는 것은 대구시의 몫이다. 얼마나 큰 그림으로 약령시 발전 방안을 만들고, 예상 피해를 보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또한, 업소도 400년 역사의 문화를 보전, 계승한다는 공익적인 차원에서 약령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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