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교육의 시작, 책 쓰기

김사철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
김사철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

책 축제는 학교 책 쓰기 동아리들의 결과물인 학생들의 책을 전시하고, 새롭게 탄생한 학생 저자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입니다.

책 쓰기는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해 자신만의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학생주도적인 체험활동입니다. 책 쓰기를 하면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전 과정, 즉 주제 선정에서부터 정보 검색 및 자신만의 내용 만들기, 내용의 구성과 편집, 표지디자인과 제목 정하기 등 모든 단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글도 제대로 못 쓰는 학생들이 어떻게 책을 쓰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학생들은 글쓰기보다 책 쓰기를 더 즐겁게 합니다. 책 쓰기는 글쓰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가 언어 매체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단편적으로 표현한 활동이었다면 책 쓰기는 모든 매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활자, 그림, 만화, 악보, 사진 나아가 동영상까지도 책 쓰기의 매체가 됩니다.

또 책 쓰기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들을 계절이나 분위기에 맞게 골라 예쁘게 편집한 노래 모음집도 책이 될 수 있고, 탁구 배우는 과정을 하나하나 모아 초보자를 위한 탁구교본을 만들 수도 있고, 좋아하는 맛집을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과 레시피, 가격 정보를 모아도 책이 됩니다. 어떠한 매체라도 가능하며, 어떠한 주제라도 가능하며, 어떠한 수준에 있든 가능합니다. 그래서 책 쓰기는 모든 학생들이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는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 쓰기를 통해 학생들은 하나같이 부쩍 성장합니다. 주제 선정을 위해 학생들은 자신이 가장 말하고 싶고, 알고 싶고, 해 보고 싶은 것을 탐색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게 되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미래에 대해 주도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자서전을 쓰면서 어린 시절의 아픔을 치유하기도 하고, 멘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무엇보다 책 쓰기를 통해 학생들은 획일적인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자신의 목소리를 만납니다. 그러면서 숨어 있던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 긍정적 자존감을 회복하게 됩니다. 교육이 자신의 삶에 당당한, 건강하고 자기주도적인 인격 주체를 양성하는 것이라면 책 쓰기는 교육의 참 목적에 가장 근접한 교육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9년부터 대구시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책 쓰기 교육은 이제 대구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도 책 쓰기와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인연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김사철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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