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3 인도네시아 산업기계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동 운영부스인 '한국관'(KOREA)에 자리한 대구경북 지역 업체들도 전시회를 찾은 바이어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절삭공구 업체인 에스제이툴스 관계자는 "2년 전 참가했을 때보다 시장 상황이 유리해져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진출도 가능할 것 같다"며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의 시장을 우선 선점하려는 지역 기업들의 현지 전략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떠오르는 시장,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한반도의 약 9배에 달하는 190만㎢의 면적을 가졌다. 인구는 2억5천만명으로 세계 4위이며 인구증가율도 1.34%에 달한다. 반면 GDP는 9천282억달러, 1인당 GDP는 3천797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6% 이상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008~2009년 국제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연 5.9% 경제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현지 기업인은 "1인당 GDP가 5년 새 두 배로 증가했으며 빈곤율도 50% 감소해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또 소비진작, 투자확대 등 내수활황을 기초로 2012년 6.2% 성장했으며 올해는 6.3%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2009년 우리나라의 대 인도네시아 수출은 6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매년 증가해 지난해 139억달러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지난해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의 총 교역액은 296억달러로 주요 수출 품목은 경유, 휘발유, 편직모, 합성수지, 열연강판 등이었다.
한국무역협회 한재완 과장은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8위 교역대상국이며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6위 교역대상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대구경북의 주요 시장이 될 여지가 많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산업은 농업과 임업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섬유'봉제업은 물론 전자산업도 떠오르고 있기 때문.
무역협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공산품이 전체 수입의 60%를 차지한다"며 "특히 화학, 기계, 사무용기기, 통신장비, 자동차 등 자본재 위주이기 때문에 중간자재를 수출하는 대구경북 기업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전시회 참여 증가
이 같은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을 파악한 지역 기업들은 현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대구시, 경북도와 함께 이달 4일부터 열리는 '2013 인도네시아 산업기계전'에 지역 기업을 이끌고 참여했다. 산업기계전은 동남아 지역 최대 규모의 기계분야 전시회로 태국 기계전시회와 더불어 동남아 최대의 기계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규모의 내수시장과 값싼 노동력 등으로 인해 주변 동남아 및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한 점을 주목해 일본 및 한국 등 경제 강국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부산'경남지역과 공동 부스를 운영, 한국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 기업을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자체별 공동관을 개별적으로 운영할 경우 전시장 내 부스가 서로 떨어져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하기가 어려운데 이번에는 공동관을 설치해 바이어들에게 한국관으로 동선을 유도할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역협회는 사전 및 사후 마케팅활동을 통해 그 효과를 더욱 키웠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해외마케팅 자문위원제도 활용, 온라인 거래알선사이트 등을 통해 지역 기업의 수출 품목과 바이어의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공동관을 꾸렸다"며 "전시회 참가 이후에도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접촉이 가능하도록 사후마케팅 방안에 대한 교육도 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공동관
4일간 열린 전시회에서 대구경북 11개 사는 이번 전시회 참여를 통해 670만2천900달러어치 상담실적을 올렸으며 이중 계약 추진액만 141만3천달러에 달한다. 성과와 함께 공동관에 참여한 지역 기업들의 반응도 뜨겁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참가 이후 만족했다"며 "전시회에 반복 참가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부스 운영이 원활했던 점이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영남관 공동 파견으로 부스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전시장 내 참가업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했다"며 "인도네시아 내수시장 및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계속적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제조 기반은 일본계 기업들이 장악해왔다. 과거 지역의 기계부품이 일본을 따라잡기는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한국산 제품이 일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동등해지면서 전시회에서 지역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절삭공구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씨엠티는 "전시회 중간 현지 업체(DMT) 제조공장에 직접 방문해 거래 가능성을 타진했다"며 "시간을 두고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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