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가장 골칫거리였던 폐교가 이제 우리 마을의 자랑거리가 됐습니다. 풀만 무성하고 들짐승들이 자주 나와 을씨년스럽기만 한 이곳이 마법을 부린 것 같이 변했습니다."
27일 청송군 청송읍 월외리(옛 월외초교) 장난끼공화국 중앙청 준공식에 모인 주민들은 신데렐라의 마법사가 부린 마법처럼 월외초교가 새로 단장한 모습을 보고 모두 벅찬 표정을 지었다.
최근 청송군의 새로운 관광모델인 '상상나라 장난끼공화국'이 흉물로 방치돼 애물단지였던 월외초교를 보물단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장난끼공화국은 지역문화와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와 ㈜남이섬 등으로 구성된 관광연대이다.
군은 올해 초 장난끼공화국의 주요업무를 담당하는 중앙청을 이곳 월외초교로 결정하고, 지난 4월 경북교육청으로부터 학교를 사들였다. 이후 학교 내 쓰레기 등을 정리하고 땅을 다졌고 지난 6월에는 전문화가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건물의 외벽과 창문, 천장 등에 색을 입혔다. 화가들은 장난끼공화국이란 느낌을 살려 꽃과 나무, 동물과 어린이 등 재미있고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상상엑스포'에서 당시 각 지자체 홍보관에 쓰인 목재를 청송으로 다시 공수해 이곳 단장에 재사용했다. 나무기둥과 서까래 등을 이용해 전통가옥을 초등학교 옆에 나란히 붙여 만들었고, 기존 학교 건물 외형은 그대로 살려 보수만 했다. 특히 이 전통가옥의 기둥과 기둥을 잇는 보 위에는 동네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진 장기알 모양의 명패가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앞으로 이곳은 마을 사람들과 예술인 등이 창작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내부에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공예품 등을 만들 수 있는 공간과 전시공간, 쉼터 등이 있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체험과 함께 중앙청 2층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윤두하(66) 월외리 이장은 "우리 마을은 별다른 관광지가 없어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는다"며 "장난끼공화국 중앙청이 앞으로 많은 사람을 모아 우리 마을도 풍요롭게 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외초교가 있는 월외리는 사과와 고추를 주업으로 하는 전형적 농촌이다. 마을 전체 주민은 73명이며 70, 80대 이상이 59명으로 80%가 넘는다. 젊은 층은 모두 인근 도시로 떠나 학교에 다닐 아이들이 없어 마을에 유일하게 있던 교육시설인 월외초교도 1995년에 문을 닫았다. 월외초교는 이후 경상북도교육청 소유로 여러 사람에게 임대됐는데 관리 소홀로 폐농자재와 비닐하우스 골조 등 쓰레기만 무성히 쌓였고 지난해 6월에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까지 나 마을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장난끼공화국을 통해 청송을 세계 유일무이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며 "이 중앙청은 그 첫 단추이며 지역주민과 함께 공존하는 관광산업을 지향하며 한번 찾은 관광객은 다시 청송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발전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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