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연산군 사랑받는 궁중광대 공연할 때마다 궁엔 피바람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진 궁중 광대들의 한 판 놀이를 그린 풍자 사극이다. 2005년 12월 국내 개봉해 개봉 74일 만에 전국 관객 1천200만을 넘어서며 당시 한국영화 사상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김태웅이 희곡을 쓰고 직접 연출한 연극 '이'(爾)가 원작으로 '황산벌'(2003)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과는 달리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자 연산군도 가지지 못한 광대들의 자유와 신명, 그로 인해 이용당하고 음모에 빠지는 광대들의 슬픈 운명을 주 내용으로 했다.

조선시대 연산조.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감우성 분)은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최고의 동료인 공길(이준기 분)과 연산(정진영 분)과 그의 애첩인 녹수(강성연 분)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여 한양의 명물이 된다. 그리고 이 소문은 궁에까지 전해서 연산군을 웃게 만들면서 궁 안에 있는 광대들의 거처인 희락원(喜樂園)에 들어가게 된다.

궁에 들어온 광대들은 신바람이 나서 탐관오리의 비리를 풍자하는 공연을 선보이고, 왕은 즐거워한다. 하지만 연이은 연회에서 광대들은 여인들의 암투로 인해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경극을 연기하고, 연산은 같은 이유로 왕에게 사약을 받았던 생모 폐비 윤씨를 상기하며 진노해 그 자리에서 선왕의 여자들을 칼로 베어 죽게 한다. 공연을 할 때마다 궁이 피바다로 변하자, 흥을 잃은 장생은 궁을 떠나겠다고 하지만 공길은 왕에 대한 연민 때문에 궁에 남겠다고 한다. 그 사이 왕에 반발한 중신들은 광대를 쫓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왕의 관심을 광대에게 빼앗겼다는 질투심에 휩싸인 녹수 역시 은밀한 계략을 꾸민다. 이 영화로 연출자 이준익은 대종상 감독상,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 황금촬영상 대상을 받았고 주인공 감우성은 대종상과 춘사영화제 남우주연상, 공길 역의 이준기는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 황금촬영상에서 신인남우상과 국내'해외인기상을 받았다. 러닝타임 119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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