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4일 지방선거에는 광역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도 동시에 실시된다. 출마 예상자들은 벌써 표밭을 일구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신문과 TBC는 새해를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코리아에 의뢰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 동구청장, 서구청장, 북구청장, 수성구청장, 달성군수 선거 등 5개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 현직 단체장이 재선 또는 3선에 출마하는 지역은 대체적으로 현직이 타 후보를 따돌리고 높은 지지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투표일이 5개월 남아 있어 무응답층이 30~40%로 높게 나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해당 지역당 만 19세 이상 유권자 3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 및 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5.7%포인트.
◆동구청장
이재만 동구청장이 1위에 올랐다. 재선 구청장으로서 현역 프리미엄이 큰 영향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지금 투표를 한다면 다음 구청장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이재만 현 동구청장' 42.3%, '권기일 대구시의원' 12.1%, '정해용 대구시의원' 5.5%, '도재준 대구시의원' 4.2%, '무응답' 35.9%로 응답했다. 지지율만을 놓고 보면 독주하는 이 구청장의 3선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여타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 구청장 지지율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구청장의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돌고 있어 그의 거취에 따라 동구청장 선거 구도는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 구청장이 대구시장 선거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나머지 후보들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구청장을 빼면 동구청장 선거는 현직 시의원 3명의 경합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구청장이 3선을 노릴 경우 '공천' 문제를 포함해 여타 후보 간 합종연횡 등 복잡한 구도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결국 이 구청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향후 동구청장 선거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도 이 구청장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서구청장
강성호 서구청장이 여타 경쟁자를 따돌리고 1위를 달렸다. 나름 지역 기반이 탄탄한 서중현 전 서구청장은 강 청장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만약 지금 투표한다면 다음 구청장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강성호 현 서구청장' 35.7%, '서중현 전 서구청장' 14.0%, '김의식 대구시의원' 8.6%, '윤진 전 서구청장' 6.0%, '임태상 전 서구의회 의장' 2.3%, '무응답' 33.3%였다. 서구는 새누리당 후보 대 서 전 구청장 구도로 선거전이 전개될 공산이 크다. 서 전 구청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2012년 구청장직을 사퇴했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누구를 구청장 후보로 내세우느냐가 관심이다. 강 구청장은 남성(41.1%), 30대(42.4%)와 60대 이상(42.8%)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또 보궐선거(2011년 10월 26일)로 당선된 탓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이 강점이다. 김 시의원은 여성(10.1%)과 30대(13.6%)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윤 전 구청장은 20대(15.5%)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서 전 구청장은 40대(20.1%)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북구청장
배광식 북구 부구청장이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이종화 현 북구청장이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북구는 배 부구청장과 이 의장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만약 지금 투표를 한다면 다음 구청장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투표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배광식 북구 부구청장' 22.4%,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 16.8%, '이달희 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12.8%, '조영삼 전 새누리당 경북도당 사무처장' 2.9%, '무응답' 45.1%였다.
현직이 출마하지 않는 탓에 타지역보다 무응답층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배 부구청장과 이 의장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일부 예비후보가 배 부구청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을 제기, 오히려 동정여론이 일고 있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전했다. 두 사람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지만 무응답이 절반 가까이 나오는 것은 아직까지 유권자에게 뚜렷하게 각인된 후보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역 정치권에서 제3의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다. 똑같은 새누리당 사무처장 출신이지만 이 전 처장이 조 전 처장에 비해 지지율이 높았다.
이처럼 독주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정당공천제가 유지되면 누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느냐가 가장 큰 관심이다. 공천을 위해서도 각 후보들이 여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청장
이진훈 수성구청장이 1위에 올랐지만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만약 지금 투표한다면 다음 구청장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이진훈 현 수성구청장' 28.6%, '김형렬 전 수성구청장' 20.2%,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 10.6%, '무응답' 40.6%로 나왔다. 무응답이 높아 향후 부동층의 향배가 후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은 출판세미나까지 개최하는 등 대구시장 선거 출마설까지 나돌았지만 다른 현직 단체장에 비해서는 지지율이 다소 낮았다.
이 구청장은 남성(31.0%)과 30대(37.6%)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전 청장은 나름 지역 기반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서구에 이어 전'현직 구청장 간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김규택 전 청장의 아들인 김 전 시의원도 지난 4년간의 정치적 잠행에도 두 자릿수의 지지도를 기록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구청장의 대구시장 출마 여부와 본인의 지지율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향후 선거 구도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달성군수
김문오 달성군수가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강력한 대항마로 인식되던 박성태 대구시의원은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지지를 얻었다. '만약 지금 투표한다면 다음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김문오 현 달성군수' 43.3%, '박성태 대구시의원' 10.0%, '강성환 달성군환경과장' 7.8%, '무응답' 38.9%로 답했다.
언론인 출신의 김 군수는 2010년 지방선거 때 대구지역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단체장으로 당선된 뒤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초선 단체장이지만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지난 4년간 군정을 이끌면서 지역 장악력을 크게 끌어올린 덕분으로 풀이된다. 반면 3선 대구시의원으로 나름 지역 기반이 탄탄하면서 정치적 자생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박 시의원이 예상보다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박 시의원도 지난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당선돼 상당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어 향후 활동에 따라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으로 꼽힌다. 현직 달성군 공무원인 강 과장이 나름 선전한 것도 눈에 띈다.
따라서 선거는 김 군수와 박 시의원 간 공천 싸움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현재 김 군수가 한발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 시의원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