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동(가명'53) 씨는 전부터 배가 많이 나오고, 근육에 힘이 없어지면서 집중력과 성욕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 그는 평균수명이 높아짐에 따라 50대는 한창 일해야 할 나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예전과 다르다.
할 일이 많은 50대 남성 가운데 김 씨처럼 집중력 저하, 우울증, 자신감 상실, 무력감, 만성피로 등을 겪으며 업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병원에 들러 진찰과 검사를 받았더니 갱년기 증상이라고 한다. 갱년기 장애는 여성에게 찾아오는 병이 아니던가?
◆50대 남성의 12%가 갱년기 증상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성호르몬 분비가 매년 1% 이상씩 감소해 70대는 30대의 2분의 1, 80대는 3분의 1 수준이 된다. 또 남성호르몬에 대한 표적 세포의 민감성도 떨어짐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즉 남성 갱년기란 40대부터 55세 사이에 남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중년 이후 신체적 변화와 함께 정신'심리적 상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변화를 보이는 노화현상이다. 여성에 비해 증상은 천천히, 진행은 서서히 이뤄진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의 2~3%, 50대의 12%, 60대의 19%, 70대의 28%, 80대의 49%가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 저하가 미치는 영향
▷뼈=나이가 들수록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골밀도가 낮아진다. 이러한 1차성 골다공증의 원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남성호르몬 농도의 감소다. 따라서 남성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체 구성=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근육량이 감소하고, 복부를 중심으로 한 체지방이 증가하게 된다. 노화에 따른 근육변화는 노인 남성의 활동력을 저하시키고, 쉽게 넘어지거나 골절을 발생시키는 등 기능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성 기능=남성은 나이를 먹을수록 발기력이나 극치감, 성행위 빈도, 성적활동에 대한 관심 등 성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 증상과 기분=노인 남성은 대개 특별한 이상 소견 없이도 활력감소'우울증'두통'성욕 및 집중력 저하'수면이상'전신 피로'졸림 등 전신 증상을 호소한다. 이럴 때 측정해보면 남성호르몬이 정상 이하이거나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타=이 밖에 나이가 들수록 안면홍조나 시력과 청력, 생식력의 저하와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치료
대체로 호르몬 보충요법이 선호되고 있다. 이 치료에 사용되는 호르몬으로는 남성호르몬,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및 DHEA 등의 단독 혹은 병용요법이 있다. 현재까지 가장 널리 인정되고 있는 방법은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임상적으로 사용 가능한 테스토스테론 보충방법엔 다음과 같은 세 가지가 있다.
▷주사제=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3, 4주에 한 번씩 근육주사를 맞으면 충분한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도달할 수 있고, 몇 주일 동안 유지된다. 반면 정상적 생체리듬인 호르몬의 하루 중 혈중 농도 변동과 다르고, 생리적 용량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유지해 유방통 등이 생길 수도 있다.
▷경구제(먹는 약)=최근 개발된 지용성 약물은 간에 독성이 거의 없고, 효과적으로 혈중 농도를 올린다는 장점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생리적인 농도 이상의 높은 혈중 농도를 유발할 수 있고, 반감기가 짧아 하루 2회 이상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한다. 간혹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경피제(피부에 부착하거나 바르는 방법)=일반 피부나 음낭 등에 부착하는 방법, 피부에 바르는 방법 등이 개발되어 있다.
주사제나 경구제와 비교하면 남성호르몬의 생리적 혈중 농도와 가장 유사한 혈중 농도를 만들 수 있고, 주사의 불편함이나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지 않아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추천된다, 하지만 피부자극이나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평가 설문
1.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 2. 기력이 몹시 떨어졌다. 3.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졌다. 4. 키가 줄었다. 5.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었다. 6. 슬프거나 불만이 있다. 7. 발기의 강도가 떨어졌다. 8. 최근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다. 9.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린다. 10. 최근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 위 문항 중 1이나 7에 해당되거나, 나머지 중 3개 문항에 해당되면 남성 갱년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도움말'문기학 영남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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