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필이면 고물상이야? 창업 대박 스타로!…『3평 고물상의 기적』

3평 고물상의 기적/ 이석수 지음/ 다음생각 펴냄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조차 사치였던 가난한 청년 이석수가 부인과 함께 2001년 시작한 고물상을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다. "하필이면 고물상이야?"라는 세상의 손가락질과 질시를 이겨내고 꿈들을 하나씩 현실화시켜 나가고 있는 청년 사장 이석수의 성공 스토리다. 그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내 옆에서 일을 하고 그 일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하다"고 한다.

그는 고물상으로 스타가 됐다. 생활정보지 벼룩시장 톱기사로 소개되고, 같은 기사가 오마이뉴스에 실리면서 그의 이야기는 십 리, 백 리, 천 리를 갔다. KBS '인간극장'에 가족들과 '석수자원'이 소개되고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 코너에 고정 출연하면서 하루아침에 고물상 이석수는 석수자원이 있는 경기도 안성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당시 인터뷰를 하거나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석수가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뿌듯해했던 얘기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고물상 업무 시간을 쪼개가면서 때론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면서까지 발 벗고 나섰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석수가 그 이야기를 책으로 낸 것이다. 방송에서는 부족하게 느꼈던 2%의 빈자리까지 책에서는 채워넣었다.

처음 고물상을 시작했을 때 이석수가 부인과 함께 밤새 폐지를 수거하고 받은 돈은 고작 하루 2만원이 전부였다. 지금은 연매출 30억원이 넘는다. 3평이었던 작업장은 1'2'3공장을 둔 규모로 커졌고 1t 트럭 한 대였던 장비는 현재 고정식 집게차 1대, 5t 화물 집게차 4대, 2.5t 탑차 1대, 그리고 다량의 1t 트럭 등을 보유한 중대형 고물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는 함께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석수자원' 식구들은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촉망받던 축구선수에서 꿈이 좌절된 사람, 사업 실패 후 폐인처럼 살아가던 사람,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는 사람, 정리해고자 등 그들의 수많은 상처와 아픔들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이석수는 또 어떤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아홉 남매 중 여덟째로, 거적때기 집에서 고등학교 다니는 것조차 사치로 느끼며 유년을 보내고 오르골 공장에 유흥업소 웨이터 생활까지 내일이 없는 인생으로 하루하루를 악으로 깡으로 버텼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그들은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다.

과거 남들에게 쓰레기였던 박스 하나, 파지 한 장이 이석수에게는 꿈이었고 따뜻한 밥 한 공기였다면, 이제는 그 박스 하나와 파지 한 장이 직원들과 함께하는 꿈이 되었고, 함께하는 따뜻한 밥상이 된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석수자원'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부르는 게 값인 고물가격을 목숨까지 위협받으며 과감히 공개할 만큼 당당하고 정직한 장사꾼으로 남고 싶었던 이석수. 수많은 떼 돈 벌 기회를 마다하고 다 함께 행복하고 다 함께 즐거운 것이 좋다고 말하는 바보 사장 이석수. 그게 바보라면 계속 바보이고 싶다는 고물상 이석수다. 그래서 '석수자원' 이야기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하는 힘이 있다. 취업을 걱정하는 20대의 아픔과 소중한 가족들을 지켜야 하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가장의 애환, 긴긴 불황에 이제는 힘들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우리들의 삶을 희망으로 바꾸는 진심이 담겨 있다. 251쪽, 1만4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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