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11℃까지 올라간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가창면 허브힐즈.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야 할 '얼음계곡'은 얼음보다 흙이 더 많이 보였다. 갑오년을 맞아 준비한 '유니콘(天馬) 조형물'은 얼음계곡이 완성되지 않아 설치도 못 한 상황.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은 '얼음동굴'은 얇은 얼음에 철재로 된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얼음썰매장'으로 활용될 연못은 한 걸음만 내디뎌도 얼음이 얇은 탓에 금세 깨져버렸다. 포항에서 가족과 함께 온 이은주(34'여) 씨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얼음이 생각보다 많이 얼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허브힐즈 관계자는 "겨울 축제를 시작할 준비는 모두 마쳤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완성을 못 했다. 기온이 떨어질 때마다 물을 뿌려 얼음계곡을 계속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포근한 겨울 날씨에 겨울 행사를 준비한 놀이공원과 얼음썰매장 등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지역 평균기온은 1.8도로 겨울 행사에 꼭 필요한 눈과 얼음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겨울철 놀이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던 '천내천 얼음썰매장'을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 썰매장을 찾은 시민은 4만 명. 달성군은 5천㎡의 천내천이 어는 대로 이르면 12월 중순부터 썰매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겨울답지 않은 날씨에 하천이 얼지 않아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겨울 달성군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만들어지는 '얼음 동산'도 따뜻한 겨울 날씨 앞에 맥을 못 추고 있다. 달성군은 지난달 23일부터 얼음 동산 행사의 하나로 얼음썰매장을 운영하려 했지만 물이 얼지 않아 얼음썰매장 개장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애써 만들어 둔 얼음조각마저 조금씩 녹고 있어서 걱정이다. 동장군이 하루빨리 찾아와 준비한 겨울 행사를 시민들이 마음껏 즐겼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눈썰매장을 운영하는 대구 이월드는 매년 12월 초에 개장했던 눈썰매장을 올겨울엔 지난달 말이 돼서야 열었다. 제설기가 인공 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설기는 영하로 떨어져야 작동이 되며 최소 영하 3도 이하로 떨어져야 제대로 된 인공 눈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12월 첫째 주부터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좀처럼 영하권으로 내려가지 않은 데다 낮 최고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돌아 인공 눈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 이월드 관계자는 "이번 주도 제설기를 한 번밖에 가동하지 못했다. 지난주 잠시 추웠을 때 바짝 만든 눈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구기상대는 "올겨울은 찬 대륙성 고기압보다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예년보다 포근했다"며 "이달 중순부터 다시 대구경북 지역에 강추위가 몰아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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