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한 스크린골프장 원상복구 법정공방

A씨가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 6층에 기둥과 지붕뿐이었던 골프퍼팅연습장을 건축허가를 받아 스크린골프연습장으로 개조한 건물 외부(위)와 내부. A 씨는 "레포츠센터가 편법으로 스크린골프연습장을 열도록 만들어 놓고 임대 만료 시 원상복구를 요구해 손해가 크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A(56) 씨는 지난 2009년 10월 대구 북구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이하 레포츠센터) 6층 골프퍼팅연습장을 스크린골프연습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와 임대 계약을 맺었다. A씨는 6억4천여만원을 들여 골프퍼팅연습장을 스크린골프연습장으로 개조해 2010년 4월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 스크린골프연습장은 지난해 대구시 감사관실이 실시한 대구도시공사 정기 종합감사에서 문제가 됐다. A씨는 스크린골프장이 임대 계약이 끝나면 그 자리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며, 비용도 임대인이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임대 당시 레포츠센터에서 스크린골프연습장을 만들려고 하는데 운영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이 스크린골프연습장은 원래 김 씨의 지인 B(55) 씨가 임대 계약을 맺으려 했던 곳. 그러나 B씨가 다른 곳에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설비 마련 및 운영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할 지경에 이르자, A씨가 B씨의 빚을 갚은 뒤 스크린골프연습장의 운영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A씨는 실질적 운영자임에도 불구하고 계약 조건에 대해 한 마디도 들은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A씨는 "계약 당시 임대 계약이 끝나면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면서 "처음부터 레포츠센터가 스크린골프연습장 시설을 만들어 놓은 뒤 위탁운영을 하는 게 옳은 방식이었는데 편법을 써서 스크린골프연습장을 열어놓고 이후 책임을 시설 투자까지 다한 세입자에게 뒤집어씌운 꼴"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감사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7월부터 임대료 80여만원을 지금까지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대구도시공사와 레포츠센터 측은 A씨에 대해 지난해 11월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대구도시공사와 레포츠센터 측은 "모든 내용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레포츠센터와 B씨가 맺은 계약서에는 임대 종료 후 원상복구 조항이 기재돼 있었다. 대구도시공사와 레포츠센터 측은 골프퍼팅연습장 자체가 이미 건축물이며 A씨가 만들어 놓은 스크린골프연습장은 기본적으로 체육설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대가 끝나면 해당 공간을 원상복구시키고 설비를 철거해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레포츠센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스크린골프연습장을 열겠다고 해서 허가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때 작성한 계약서도 대구도시공사가 임대차 계약인에게 주는 표준적 계약서인데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