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선생님 인사할 땐 "사랑합니다"…학산중

주입식 아닌 체험·실습 활동 사제동행 산행 등 인성 키워

진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산중 학생들이 경북과학대학교를 찾아 제과제빵 실습을 하고 있다. 학산중 제공
진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산중 학생들이 경북과학대학교를 찾아 제과제빵 실습을 하고 있다. 학산중 제공

"이제 우리도 좋은 학교라고 불릴 겁니다."

교육 여건이 처진다며 지역민의 외면을 받는 학교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은 가르칠 의욕을 잃기 쉽고 학생들은 마음을 다잡기 어렵다. 자연히 학교 평판은 더욱 나빠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공모 교장 부임 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학교도 있다. 대구 학산중학교(달서구 월성동)와 달성정보고등학교(달성군 구지면)도 그 같은 학교다. 이들 학교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학교를 바꿔 나갈 수 있는지 살펴봤다.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쳐요', 학산중

학산중은 2010년 변희국 교장이 부임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수업이 기존 주입식에서 체험, 실습 위주로 바뀌고 교내에서 다양한 진로, 음악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맞춤형 학습 지도로 '공부 못하는 학교'라는 굴레도 벗어던졌다.

"제가 이곳에 교장으로 부임할 때만 해도 학력이 처지는 학생이 적지 않았어요. 무단으로 결석하는 학생도 눈에 많이 띄었고요. 지역민들에게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려면 학교를 활기 넘치게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학산중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인성 교육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악 오케스트라와 각종 스포츠 클럽 활동을 장려하고 사제동행 산행 활동, 학생 자치법정 등을 운영해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끌었다. 매월 1회 점심 시간에는 중앙 현관에서 학생 주도로 합창, 악기 연주 등 '사제동행 행복 콘서트'를 열고 매달 첫째 주 화요일은 '사랑의 날'로 정해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서로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도록 하는 게 중요했어요.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면서 학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가족동행 체험 활동으로 가족 간 정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변 교장은 학력을 높이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국어, 과학, 미술, 영어 교과는 두 시간을 연속으로 묶어 90분 동안 깊이 있는 실험, 실기 수업을 진행하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따로 모아 맞춤형 교과 학습을 할 수 있게 '일취월장반'을 운영했다. 진로 교육도 꿈노트 쓰기, 나의 꿈 쓰기 대회, 진로리더십 캠프, 진로 탐색 동아리 운영 등 체험 활동 중심으로 진행했다.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학생들이 행복해야 학교가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저를 믿고 잘 따라준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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