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원 기립 커튼콜…역시 뮤지컬 도시 대구"

명성황후'사운드 오브 뮤직 등 연말 빅3 공연 흥행 대박

"대구 공연 끝나고, 기쁨의 눈물을 한없이 흘렸습니다."

5일 막을 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출연진과 제작진들은 무대 뒤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고생한 노고가 한방에 사라지는 힐링의 눈물이었던 것. 이들은 "전국 투어공연을 하고 있는데, 유독 대구만 커튼콜(공연 후 무대인사) 장면에서 전원 기립해 오히려 배우들을 감동시키고, 무한 에너지를 선사해준다"고 입을 모았다. 막상, 대한민국 전문 뮤지컬 배우들에게는 대구는 돈보다 더 중요한 에너지인 '응원의 힘'을 받아가는 곳인 셈이다.

2∼5일, 계명아트센터(1천900석)는 초만원이었다. 6회 공연 전회 매진(총 1만 명 관람)에 최고의 커튼콜 장면(전 객석 관중들의 자발적 기립박수와 감동의 눈물, 흥분 섞인 함성)이 연출됐다. 이 공연 기획사인 파워포엠 박혜민 담당자는 "대구는 유독 뮤지컬 열기가 남다른 곳임을 느낀다"며 "타 도시 어디에서도 이런 커튼콜 장면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구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 뮤지컬 '명성황후'도 계명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대구 공연의 성공에 힘입어, 다음 달에 포항(2월 14∼16일, 포항문화예술회관)으로 장소를 옮겨 그 열기를 이어간다. 고도예술기획 김종성 대표는 "사실 오래전부터 준비를 많이 해왔지만 이토록 '대박 공연'이 될 줄 몰랐다"며 "이번 공연의 흥행성공으로 사실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벌써 대박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 말 총 30회 공연에 무려 4만 명이 관람했다. 1회 평균으로 따지면 1천300명이 넘는 숫자다. 전반적인 공연 침체와 단체 티켓이 많이 팔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유독 대구만이 뮤지컬 팬층이 한층 다변화되고 두터워졌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명성황후'에 못지않게 지난해 말 오페라하우스(1천400석)에서 흥행 히트를 기록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도 연말 히트 대작에서 빠질 수가 없다. 공연을 보려는 예매자들이 넘치다 보니, 공연기간 도중에 '1회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총 12회 공연에 1만4천500명이 관람했다. 1회 평균 1천200명 이상 객석을 채운 셈이다. 이 공연을 기획한 예술기획 성우 최보라 담당자는 "1만4천500명의 관객이 거의 다 유료관객이었을 정도로, 행복한 티켓 판매를 할 수 있었다"고 좋아했다.

연말연시 대구에서 빅 히트를 기록한 세 공연(명성황후, 사운드 오브 뮤직, 노트르담 드 파리)은 적게는 1억, 2억원대에서 많게는 4억, 5억원대의 큰 수익을 지역 공연기획사에 안겨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2월 말(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판 '오페라의 유령', 총 제작비 100억원 규모)과 3월 말(영국 웨스트엔드 오리지널판 '맘마미아', 총 제작비 40억원 규모)에 시작될 또 다른 뮤지컬 초대작들도 흥행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공연을 기획한 파워엔터테인먼트와 예술기획 성우는 이 공연에 올해 '농사'의 명운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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