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얼굴을 뽑는 제10대 대구 예총 회장 선거가 18일 열린다. 이번 선거에는 연극, 음악, 사진협회의 추천을 받은 3인의 후보가 출마했다. 그런데 선거일까지 10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대구 문화예술계는 조용하다. 대부분 관심이 없는데다 '그들만의 선거'여서다.
대구 문화예술인이 대구 예총 회장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선거 방식 때문이다. 현재 대구 예총 회장 선거는 기간단체인 10개 협회가 추천한 10명씩, 100명의 선거인단이 뽑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협회의 선거인단도 대개 회장이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회장의 성향이나 입김에 따라 각 협회의 10표가 특정 후보에 대한 몰표로 나타난다. 예총 회장 출마자는 과반수인 5명의 협회 회장 지지만 받으면 당선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부회장 자리를 두고 출마자와 각 협회 회장 사이에 거래가 이뤄졌고, 선거가 있는지도 모르는 회원이 더 많다. '그들만의 선거'가 된 이유다.
선거인단 구성도 문제다. 현재 각 협회의 등록 인원은 미술협회가 1천819명으로 가장 많고, 무용, 연극, 영화, 건축가 협회는 300명도 채 안 된다. 협회에 따라 회원 수가 6~10배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선거인단은 같은 10명이다. 회원 수에 따라 선거인단을 달리하면 특정 협회의 영향력이 세진다는 것을 참작하더라도 불합리한 구성이다. 이는 과거 선거에서 회원 수가 적은 몇몇 협회가 오히려 대구 예총 회장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가 적지 않은 데서도 잘 나타난다.
그동안 대구 예총은 상징적일 뿐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문제는 자생력이다. 현재 대구 예총의 사업비는 대구시가 사회단체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 운영비 4천100만 원과 몇몇 지정 사업비 2억 원, 부정기적인 시 위탁 행사비가 전부다. 각 협회에 대한 지원은 물론, 독자적으로 사업을 벌일 자생력이 없어 대구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신임 대구 예총 회장은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구 예총이 살길은 선거 방법 개정으로 더 많은 회원을 끌어들이고 회원의 힘을 바탕으로 자생력을 확보하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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