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엔 유독 골절의 부상이 잦다. 그리고 관절들의 이상징후가 많이 나타난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계절적 특성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계절의 뚜렷한 특징은 신체적으로도 이에 걸맞는 질병의 증세로 다양하게 나눠진다. 골절의 위험 계절은 아무래도 날씨가 차가운 겨울철이다. 필자가 뜬금없이 겨울철 골절에 대해 얘기하는 까닭은 몇십 년 전, 유년시절 시골에서 겪었고 봤던 느낌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시골엔 변변한 병원이나 의료진들이 없는 마을이 태반이었다. 물론 X레이 등을 갖춘 병원은 도시에 나서야만 볼 수 있는 장비이기도 했다. 시골 겨울철엔 내년 봄 농사를 기약하는 준비나 일들이 많았다. 농사준비를 하다 골절이 되는 농부들이 의외로 심심찮게 생겨나곤 했다. 먼 거리의 도회로 나서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고 우선적으로 의료보험이 실행되지 않던 시절이어서 빠듯한 살림에 병원비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고 이를 핑계로 아픔을 대충 참고 견디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픔이 서서히 걷히면서 골절된 부위가 그대로 유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결과는 다리의 경우 절름발이 같은 신체적 불균형을 감수해야만 했고 다리나 척추 등은 모양이 이상하리만큼 잘못 유합된 상태 그대로 아물기도 했다.
작은 마을마다 이런 이들이 많게는 몇 명씩 있었고 또 그렇게 잘못 유합된 신체적 상태를 감수한 채 농사일에 매달렸다. 마을마다 이 같은 신체적 기형상태의 농부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고 이를 그다지 이상하게 여기거나 놀리는 사람도 없던 시절이어서 그러려니 하며 지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뀌고 의료혜택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요즘은 좀처럼 이런 이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물론 의료진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어찌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장애우들을 제외한다는 전제를 덧붙였을 때 얘기다.
오늘 굳이 이 같은 얘기를 하는 첫 번째 까닭은 지난 시절 외향적으로 좀 불편한 신체적 특성이 있는 이웃이라도 전체적인 판단의 시각이 '이상하다'거나 '기형'이라고 왕따를 시킨다든지 하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 두 번째로는 이들이 좀 불편하다고 느끼는 농사일이나 여타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생겨날 때 누구도 서슴없이 돕고 나섰으며 따로 이 장애 때문에 어쩌고 하는 연민의 마음을 품고 있지도 않았다. 또 이 같은 공동체 생활에서 특별히 이런저런 장애가 있으니 빼거나 참석시키지 않는 경우도 없었다는 점이다.
장애를 인식하는 수준이 매우 선진적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얼마 전 장애인들이 가장 불편한 사항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서는 일반인들의 차별화하는 듯한 인식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옛날 사람들 마음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우병철 365정형외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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