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탑골공원에 '독야청청' 달성 소나무 세그루

지난해 고사한 소나무 방송인 송해가 김 군수에 부탁, 3.1운동 성지 뜻 섬겨

방송인 송해 씨가 9일 탑골공원을 찾은 서울시민들에게
방송인 송해 씨가 9일 탑골공원을 찾은 서울시민들에게 '달성 소나무'에 대한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달성군 제공

지난해 4월 대구 달성군의 군목(郡木)인 이팝나무가 청와대로 옮겨 심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달성산(産) 소나무가 3'1운동의 요람인 서울 탑골공원(사적 제354호)에 식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원로 방송인 송해(89) 씨가 최근 종편방송인 A채널의 한 토크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탑골공원에 '달성 소나무'가 식재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송 씨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평소 김문오 달성군수와의 각별한 우정담을 꺼내면서 자연스레 탑골공원 소나무 얘기로 이어갔다. 송 씨에 따르면 자신의 개인 사무실이 탑골공원 주변에 있어 자주 이곳을 왕래하는 일이 많은데 어느 날 공원에 심겨진 소나무 3그루가 고사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말라죽은 소나무를 볼 때마다 뭔가 찜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정원수로 사용하는 보기 좋은 소나무는 그루당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한다는 것도 주변을 통해 알게 됐다는 것.

송 씨는 지난해 10월 수시로 안부를 묻고 지내는 김 군수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탑골공원의 소나무 얘기를 무심코 꺼냈고, 사연을 듣게 된 김 군수는 민족의 성지인 탑골공원에 달성군의 소나무를 심는 것이 아주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달성군은 탑골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인 서울 종로구청과 협의를 거쳐 달성군 구지면에서 자생하는 70~100년생 소나무 3그루를 기증키로 약속했다. 같은 해 10월 22일 달성군과 종로구청은 미리 봐 둔 소나무를 수송해 탑골공원에 식재하고 '달성군과 송해 선생이 기증한 소나무'라는 내용이 적힌 표지판을 세웠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김 군수에게 "지난여름 장마철에 탑골공원의 소나무가 낙뢰를 맞아 고사됐다"며 "소나무 보식작업에 나서긴 했으나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는 워낙 고가인데다 구하기가 어려운 차에 달성군에서 선뜻 명품 소나무를 보내줘 고마움을 느낀다"며 인사를 건넸다.

송 씨의 달성군과 김 군수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송 씨의 처가 쪽 가문이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의 석씨 문중이다. 또 언론인 출신으로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된 김 군수와는 오래전부터 남다른 교분을 쌓아왔다. 이 같은 인연으로 송 씨는 현재 달성군 홍보 대사로 위촉돼 왕성한 활동을 펴오고 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민족의 정기가 깃든 탑골공원에 굳은 절개와 민족혼을 상징하는 달성군의 소나무를 식재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탑골공원을 찾는 많은 서울시민에게 달성군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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