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물에 지저분한 소품들까지…. 겉만 깨끗하면 뭐합니까. 관리를 못하는데…."
8일 오전 11시 경주 보문단지의 동궁원 버드파크. 성인 일반요금 1만8천원을 내고 표를 샀다. 개장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지만, 바로 코앞에서 새들을 볼 수 있는 즐거움에 비해 복도 사이사이로 새들의 배설물 얼룩이 눈에 띄었다. 수중생물을 키우는 실내연못은 흙탕물처럼 흐려져 밑을 보기가 어려웠다.
실내 중앙에 있는 새장 외에도 벽을 둘러싼 전시관에는 뱀 등 파충류와 펭귄, 거북이, 물고기 등도 함께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일부 우리에는 전시하는 뱀의 설명문이 놓여 있을 뿐 정작 주인공인 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고기가 놓인 수족관은 탁한 물 때문에 중간 부분부터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물비린내를 맡으며 구경을 마치자 겨우 20분 정도가 지났다. 1만8천원이라는 돈이 아깝기까지 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이민수(38) 씨는 "공기가 탁한 것인지 아이들이 계속 목이 아프다고 했다. 겉만 깨끗하지 구석구석 신경을 쓰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이 눈에 띈다"며 "인터넷에서 동궁원이 경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라길래 와봤는데 너무 비싼 가격에 놀라고 부족한 콘텐츠와 관리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경주 동궁원'버드파크는 신라시대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인 동궁(안압지 서쪽에 있던 별궁)을 기념해 지난해 9월 10일 개장됐다. 보문단지 내 부지 6만4천여㎡에 식물원과 버드파크, 농업체험시설 등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버드파크는 국내 최초의 체험형 화조원으로, 지난해 '경상북도 1호 전문동물원 박물관'에 등록됐다.
경주시에 따르면 동궁원'버드파크는 개장 이후 휴일에는 하루 평균 3천여 명, 평일에는 1천여 명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궁원'버드파크를 한번 방문했던 사람들의 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동궁원 인터넷 홈페이지의 방문후기 게시판을 살펴보면 관리자 게시물을 제외한 총 15개의 글 중 11개가 시설물에 대한 실망과 높은 가격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는 불평이다.
동궁원'버드파크의 입장료(통합권 기준'1인)는 일반 성인 개인 1만8천원, 단체 1만4천원이며 청소년 개인 1만6천원, 단체 1만2천원이다. 단 경주시민에 한해서는 50%의 할인율을 적용하며 36개월 미만의 아동은 무료입장이다. 서울대공원의 일반 성인 개인 입장료가 2천원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버드파크 관계자는 "동물 체험장인 탓에 매일 아침'저녁 대청소 등 위생과 환경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전면이 유리벽으로 지어져 채광이 너무 좋아 이끼 등이 쉽게 번식하는 환경이어서 고민이다"며 "요금은 비슷한 수준의 전국 관람시설과 같이 맞추고 있다. 관람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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