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과 그의 시대/ 이덕일 지음/ 옥당 펴냄
이덕일의 역사특강 '정도전과 그의 시대'. KBS의 대하사극 '정도전'팀을 대상으로 한 강연 내용을 엮은 것으로, 위민의 정치가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선을 설계했지만 이방원에게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혁명가인 정도전. 그를 이해하기 위해 그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살펴보고, 왜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세우려 했는지, 무엇이 그를 백성을 대변하는 정치가로 만들었는지, 그가 만들고자 했던 이상적인 나라가 무엇이었는지를 서술 방식의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사를 풀어내었다.
저자는 위민의 관점에서 인물을 바라보고 평가하였다. 또한, 정도전의 일생뿐만 아니라 성리학과 토지 문제까지 다룸으로써 조선이 위화도 회군 세력의 무력에 의지해 개창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념과 경제체제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개국했다는 점을 설명한다. 더불어, 역사를 반성의 도구로 삼아 한 명의 사상가가 세운 전략으로 무너진 고려를 통해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역사적 방증으로 현재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정도전의 불꽃같은 삶은 현재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로 부족함이 없다. 한 지식인, 한 사상가의 전략으로 고려가 무너졌다는 것은 그만큼 체제 내에 문제가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 문제가 비등점을 향해 달려갈 때 체제 교체의 기운이 싹트는 것이다. 결국 정도전의 인생이 말해주는 교훈은 권력과 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이를 사회 내부에서 순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비등점을 향해 치닫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23쪽. 1만2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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