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을 둘러싸고 여야는 물론 여여 내부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게 논쟁을 격화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새누리당은 "개헌보다 민생 살리기가 우선"이라며 연일 개헌 추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이 약속했던 사안"이라며 개헌론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개헌반대론 일색은 아니고, 내부적으로는 개헌 갈등이 내연해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헌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정치권이 의지만 있다면 개헌은 민생을 살리고 난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대선 공약에는 개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 급한 게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때"라고 개헌 주장을 반박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개헌 반대 목청을 높이는 반면 일부 의원들은 야당의 개헌 주장에 맞장구를 치고 있어 당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런 견해차가 차기 당권경쟁과 맞물리면서 권력다툼으로 비화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실제 8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대표적 친이계 인사인 이재오 의원이 이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이 의원은 "이번 임시국회부터 개헌특위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서 의원은 "개헌은 무슨 개헌이냐. 경제를 살리는 데 우선 과제를 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박 대통령의 부정적 의사에도 개헌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연일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당선되면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혔다"며 "더 이상의 약속 파기는 안 된다. 지금부터 개헌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박 대통령은 국회의 개헌 논의를 차단할 게 아니라 개헌특위를 만들 것을 오히려 국회에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신년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는 박근혜정부의 일방적 통치가 불러온 것으로, 정의당도 권력구조의 개편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개헌 찬성론을 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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