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발-살집 많은 발바닥, 평발 '오해'많다

정상적인 발의 뼈들은 전체적으로 오목하게 휘어진 형태를 유지하며 연결돼 있다. 만약 충분한 각도가 유지되지 못하고 편평하다면, 즉 평발이라면 그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발의 뼈들은 전체적으로 오목하게 휘어진 형태를 유지하며 연결돼 있다. 만약 충분한 각도가 유지되지 못하고 편평하다면, 즉 평발이라면 그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회사원 박형직(가명'45) 씨는 얼마 전 동네 목욕탕에 갔다가 평발용 깔창을 구입했다. 한 외판원이 손님들의 발을 진단해주고 문제가 있는 경우 깔창을 맞춰서 팔고 있었던 것. 외판원은 한 손님의 맨 발바닥에 잉크를 묻히고 하얀 백지 위에 올라서게 해서 족문(foot print)을 찍은 뒤 발 모양을 보고는 "평발이어서 교정용 깔창을 해야 건강해질 수 있다. 평발 때문에 발이 쉽게 피로해지고 자세가 틀어져서 허리도 아프다"고 했다. 귀가 솔깃해진 박 씨도 족문을 찍었다.

◆어린이 평발은 정상적 성장과정

아니나 다를까 족문으로 볼 때 평발이라며 깔창을 써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한동안 깔창을 구두에 넣고 신었는데 오히려 발이 더 아프고 굳은 살이 생겼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평발 변형이 있고 이로 인한 통증이 있을 때 깔창 치료는 충분히 효과적이고 수술에 앞서 시도해보는 치료법으로 많이 쓰인다"며 "그런데 실제 평발이 아닌데도 평발로 보인다고 해서 깔창 치료를 성급하게 받는 경우, 오히려 정상적인 뼈에 무리를 줘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발바닥 도장을 찍어 검사하는 이른바 '족문 검사법'에서 평발처럼 보이면 실제 평발일까?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평발은 무엇이고, 언제 어떤 방법으로 평발을 진단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평발이다가 나이가 들며 정상 발 모양을 갖게 된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들은 거의 대부분 평발 변형을 갖고 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남자 14세, 여자 12세 무렵에 정상 발모양을 갖추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발바닥이 두툼하다고 해서 평발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아직 뼈의 모양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거나 발바닥에 살집이 많아서 마치 평발처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바닥 모양만으로 판단 어려워

발바닥이 오목하면 자동차의 둥근 바퀴처럼 쉽게 걸을 수 있다. 하지만 평발 탓에 발바닥이 편평하다면 발바닥의 작은 근육들의 힘을 빌려서 걸어야 되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로해지고 통증이 생긴다.

발바닥 안쪽에 길이 방향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것을 '내측 종 아치'(medial longi tudinal arch)라고 한다. 만약 정상적인 내측 종 아치가 없다면 체중을 싣고 일어섰을 때 발바닥이 골고루 땅에 닿는 평발인 것이다.

그런데 발바닥이 모두 땅에 닿는다고 해서 모두 평발은 아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발바닥에 지방이 많이 축적되면 실제 발바닥 뼈는 정상적인 아치를 이루고 있는데도(평발이 아닌데도) 겉보기에 평발처럼 보인다.

W(더블유) 병원 족부정형외과 센터 윤현국 소장은 "X-선으로 발바닥 뼈를 촬영한 뒤 각도를 재서 평발 여부를 쉽게 진단할 수 있다"며 "평발 변형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움말=W(더블유) 병원 족부정형외과 센터 윤현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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