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위안화 절상, 안녕 못한 대구경북 섬유

"잃는 게 더 많다" 업계 비상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중국산 염료값 인상 때문에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구의 섬유업체. 매일신문 DB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중국산 염료값 인상 때문에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구의 섬유업체. 매일신문 DB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으로 대구경북 지역 섬유업계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 직물업계는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염색업계는 치솟는 중국산 염료값 때문에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최근 계속 오름세다. 지난해 12월 9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0701위안에 거래되면서 중국정부가 고정환율제를 적용한 지난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위안화 가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같은달 31일 6.0969위안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2일 6.0990으로 계속해서 위안화 절상이 진행 중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1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올라갈수록 중국으로 수출하는 국가들에게는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대 중국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계속해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왔다.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우리나라 수출에 플러스 요인처럼 보이지만 실제 우리나라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의 약 49.8%가 중국에서 조립'가공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가공수출로 위안화 절상은 수출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품목 가운데 93% 이상이 원자재와 자본재이고, 이 중 50%가량은 중국에서 조립 및 가공한 뒤 제3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이다"며 "부품과 원재료를 파는 입장에선 중국의 수출이 활발하고 경쟁력이 좋아야 함께 이익을 보게 되지만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수출기업 경쟁력이 위축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 중국 수출도 함께 위축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화 절상으로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은 국내 섬유는 물론 지역 섬유업계에서도 가장 큰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섬유산업의 대 중국 수출은 27억4천500만달러로 전체 섬유 수출액(138억9천900만달러)의 19.7%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2012년은 물론 지난해까지 대 중국 수출은 17~19%를 차지하는 등 국내 섬유의 최대 수출기지다.

대구경북 섬유업계의 중국 의존도도 높다. 2010년 대구경북의 전체 수출액 28억5천700만달러 가운데 중국으로만 4억2천500만달러를 수출해 14.9%를 차지했다.

섬개연 관계자는 "베트남과 미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수출국들보다 중국의 수출이 훨씬 많다"며 "그만큼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대외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들이 주변국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역 섬유 업계는 위안화 절상이 수출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 중국 섬유류 수출은 중간제(주로 직물)에 해당해 다시 가공해 수출하는 중국 입장에서 위안화 절상은 중간자재 수입의 감소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

특히 지역 염색가공기업들은 중국산 염료의 가격 폭등에 대한 걱정이 크다.

염색공단 한 업체는 "이미 중국 현지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염료에 대한 제조원가가 상승해 수입 가격이 올랐다"며 "그런데 위안화 절상이 계속되면서 최근 염료가격이 1년 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지역 섬유업계는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섬개연 과계자는 "여러 연구기관에서 위안화 절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FTA 협상에서 관세 혜택 등을 통해 섬유류 수출입에서 이점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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