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갑작스런 한파로 두꺼운 옷으로 몸을 감싼 채 종종걸음을 했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연방 발을 구르며 언 손을 녹이느라 입김을 불었다. 이날 대구 최저기온은 -5.2℃로 9일(-5.4도)과 10일(-6.2도)에 이어 올겨울 들어 세 번째로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낮 최고기온도 1도에 머물러 갑자기 몰아친 추위는 온종일 이어질 기세다.
이번 추위가 매섭게 느껴진 건 최근 따뜻했던 날씨 때문이다. 올겨울 대구 최저기온이 영하로 처음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27일(-0.8도). 하지만 이후 추위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최저기온이 영상을 보인 날은 12일이나 됐고, 이달 들어서도 4일이나 영상 기온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영하의 최저기온을 기록한 날도 지난 겨울(2012년 11월 21일'-1도)보다 6일이나 늦었다. 최저기온이 영상인 날이 6일밖에 되지 않았던 2012년 12월과 비교해도 높은 기온 분포를 보였다.
추위의 기세도 지난겨울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지난겨울에는 2012년 12월 9일 최저기온이 -7.2도를 보인 이후 아침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진 날이 22일(1월 13일까지)이나 됐지만 올겨울 들어서는 13일까지 3일 뿐이었다. 지난겨울에는 최저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며칠씩 이어진데다 주기도 자주 반복됐으나 올겨울엔 큰 추위가 없었다. 2012년 12월 9~13일 닷새 동안 최저기온이 -5.5~-7.2도를 유지, 시민들을 추위에 떨게 했고 다시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최저기온이 -7.6~-9.9도에 머물며 도시를 꽁꽁 얼렸다. 특히 지난해 1월 1일 -9.1도로 새해를 얼린 추위는 4일 -11.6도까지 떨어지며 절정을 보였다.
그러나 올겨울 들어서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5도까지 떨어진 날이 없었고, -4도 이하인 날도 4일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하루 만에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달 들어서도 9일(-5.4도)과 10일(-6.2도) 이틀간 춥다가 금세 풀렸다.
이번 추위는 15일 오후부터 다소 풀릴 전망이다. 대구 최저기온은 14일 -8도, 15일 -6도를 기록해 잠시 맹위를 떨치겠지만 15일 오후부터 기온이 다소 상승해 주말까지 최저기온이 -5~-2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대구기상대는 "장기간 한파를 만들어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3, 4일 정도 유지되고 이후 풀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는 짧은 추위가 반복되다 다음 달 초엔 평년보다 매서운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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