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함에 따라 대구시장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경북고, 서울대를 졸업한 뒤 경기 군포에서 3선 국회의원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역대 야권 대구시장 선거 후보 중 최고 '거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전 최고위원의 출마는 기존 새누리당 후보들을 일거에 '경량급' 후보로 만들어버리는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출마 배경=김 전 최고위원은 야권으로서는 최상의 후보이고 새누리당으로서는 정말 피하고 싶은 후보다. 김 전 최고위원이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얻은 40.4%의 득표율은 민주당 소속으로는 경이적인(?) 기록이었다. 민주당 간판을 달고 이 같은 득표율을 올린 것은 김 전 최고위원의 '인물'에 대해 대구시민들이 인정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민주당도 김 전 최고위원이 출마해주길 내심 기대했고, 안철수 신당 측도 민주당 간판보다는 대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물밑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실제 출마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 대구의 정치 지형이 일방적인 새누리당 텃밭인 탓에 당선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참모들이 출마를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최고위원은 이해득실을 떠나 대구 변화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에 따라 출마를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를 결심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애초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요구했고, 이 요구를 뿌리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야권 '최고의 후보'=김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으로서는 최상의 카드다. 김 전 최고위원이 당선되면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고, 낙선하더라도 김 전 최고위원의 출마는 민주당의 '영남권 교두보' 세우기를 통한 전국 정당화에도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
김 전 최고위원 개인에게도 대구시장 선거 출마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한 번 '지역주의 타파'에 몸을 던지면서 민주당의 대권 후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의락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은 현재로선 '이기는 카드'라기엔 지나친 표현일 수 있지만 '이길 수 있는 카드'여서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새누리당이 그동안 '관료 출신 대구시장'을 만들어 왔지만, '유력 정치인'의 등장으로 적잖은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야권 연대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철수 신당으로부터도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한 측근은 "인위적인 연대보다는 이심전심으로 함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새누리당 '피하고 싶은 후보'=김 전 최고위원의 출마는 새누리당 후보 선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에 거론되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김 전 최고위원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새누리당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무난하게 이길 지역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안전지대였던 대구마저 김 전 최고위원의 출마로 혼전 양상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응할 수 있는 제3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대구시장은 대구를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인데 김 전 최고위원은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민주당이나 김 전 최고위원이 대구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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