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즐겨봤던 '은하철도 999'는 주인공 철이와 메텔의 우주여행을 그린 만화 영화다. 당시에는 마냥 신나고 재미있게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뇌리에 남아 있는 장면은 영원한 생명을 얻은 행성의 사람들이 행복하기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한 채 인생을 허비하는 것이었다.
과거 인간에게 장수는 축복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맞아 상황이 바뀌었다. 장수시대를 준비한 사람은 노인(Know-人)으로 인생의 참가치를 알아가고 있지만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노인(No-人)으로 최소한의 존엄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은퇴설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은퇴자금 마련이다. 은퇴자금 마련에는 4대 위험 요소(리스크)가 있다. 첫째, 장수 리스크를 들 수 있다. 은퇴자금 설계 시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은퇴 후 20년간 사용할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거나 80세까지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은퇴자금이 조기에 소진되어 은퇴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신토록 수령 가능한 연금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구매력 하락 리스크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가면서 동일한 수준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분만큼 점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은퇴생활이 길어질수록 아주 적은 인플레이션도 엄청난 비용 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이 없으면 은퇴 소득원은 빠른 시일 내에 소진될 수 있다. 저금리시대, 이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형 상품으로 변액보험이 있는데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갖고 있다.
셋째, 이벤트 리스크다. 은퇴 이후에도 목돈을 사용해야 할 일은 계속해서 발생한다. 은퇴 후에도 자녀 교육이 끝나지 않았다면 은퇴자금이 교육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고 결혼자금으로 목돈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이외에도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의료비 및 간병비가 증가할 위험도 있다. 그래서 은퇴자금은 생각하는 생활비 외에 플러스 알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세금 리스크다. 노후자금으로 사용할 자금이 축적될수록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실질적인 자산 수익률 하락을 의미한다.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보험사의 장기저축성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계약 유지 시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또 연금개시 이후 연금 수령액에 대해서도 비과세가 된다. 은퇴는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리스크를 감안해 미리 준비하면 장수시대를 축복으로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문승준 교보생명 대구노블리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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