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개강한 대구 송원학원 재수선행반. 이모(19) 양은 평소 모의고사에선 국어'수학'영어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수능에선 평소보다 떨어진 성적을 받았다. 재수를 결정한 이 양은 남들보다 한 달 빨리 학원에 나와 아침부터 오후 10시까지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이 양은 "수시를 노리면서 정시에도 도전할 것"이라며 "올해는 정시 비중이 늘어났으니까 재수생에게 다소 유리할 것이다"고 했다. 이 양처럼 조기 재수 행렬에 합류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이 학원의 재수선행반은 작년 11개 반(500여 명)에서 올해 15개 반(700여 명)으로 늘었다.
현재 예비 고3이 치르는 2015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재수생 강세 현상이 어느 해보다 두드러질 전망이다. 대입제도 변화에 따라 재수에 유리한 입시 지형이 펼쳐지면서 특히 반수(半修)생 등 수능에 강한 상위권 재수생들의 가세가 점쳐진다.
2015학년도 대입에서는 재수를 유발하는 다양한 변수들이 눈에 띈다.
첫 번째는 정시모집 확대다. 올해 입시에선 매년 증가하던 수시모집 인원이 처음으로 줄어든다. 선발인원 37만여 명 중 정시모집 비중은 34%에서 36%로 소폭 늘어난다. 특히 서울대는 16.8%에서 23.8%로, 경북대는 33.6%에서 48.7%로 증가했다. 수능으로 뽑는 정시가 확대되면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면이 있다.
대구 송원학원에 따르면 2014학년도 수능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응시자의 비율은 76.1%와 23.9%였다. 하지만 360점 이상 고득점자의 비율은 58.1%와 41.9%로 재수생 중 고득점자가 상당히 많았다. 어려운 수능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반복학습량에서 앞서는 재수생이 더 유리하다.
두 번째는 대입전형 간소화다.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은 등급만을 사용하므로 수능 영향력이 약화되고, 수시 우선선발도 금지된다. 이 때문에 수시에서 학생부와 논술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이걸로는 우수학생 선발에 한계가 있으므로 대학들은 정시모집 비율을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시도 전형 간소화 취지에 맞춰 논술'적성'면접고사는 지양하고, 수능 위주로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의'치대 정원 증원이다. (관계기사 4면) 의'치전원으로 전환했던 대학들과 의'치대와 의'치전원을 병행했던 대학들이 2015학년도부터 대거 의'치대로 학제를 전환함에 따라 의대 995명, 치대 200명 등 1천195명이 늘어난 2천965명을 선발한다. 경북대의 경우 의대 77명, 치대 42명을 뽑는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과 기존 이공계열 대학생들이 재수 행렬에 끼어들 가능성이 높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2014학년도 대입은 수준별 수능 시행에 따른 하향안정 지원 추세가 두드러졌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을 못 한 학생들이 재수행렬에 합류할 것"이라며 "올해는 재수생이 작년 대비 15~17%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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