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 지천면 십시일반 장학금 1천46만원

군 인구 4% 불과 작은 面…주민들 20일 간 온정 차곡

농촌마을인 칠곡군 지천면의 장학기금 모금이 화제다. 인구가 5천200여 명에 불과하고 농업을 주로 하는 소규모 면 지역에서 20여 일 만에 1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이 모였기 때문이다. 8개 읍면 중 6번째. 전체 12만4천830명.

(재)칠곡군 호이장학회(이사장 백선기 칠곡군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지천면에서 기탁한 장학기금은 40건, 1천46만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에 장학회가 받은 장학기금 96건, 3천812만원 중 절반 가까운 건수에 모금액은 27%를 차지한다. 칠곡군 전체 인구 12만4천800명의 4%에 불과한 작은 면에서 맡긴 장학기금으로는 괄목할 수준이다. 지천면이 칠곡군의 8개 읍'면에서도 인구 규모가 6위에 그칠 만큼 소규모인데다 산업구조도 농업 위주여서 모금액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

행정기관의 독려 없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뒷받침된 점도 특징이다. 지천면 금요회가 50만원, 신동중앙교회'영진전문대 각 30만원, 대경신협'신동건설개발이 각각 20만원을 기탁한 것이 그나마 큰 액수이고, 나머지는 모두 주민들의 소액기부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말 퇴임한 지천면장의 노력 덕분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장학기금을 낸 한 주민은 "전임 면장이 가게에 자주 찾아왔지만 장학기금을 내라는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다만 지역이 잘 살기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지역의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장학기금 기탁 압력으로 들을 수도 있겠지만 나였다면 기분 좋은 권유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면장의 의지에 따라 지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지천면을 찾은 백선기 칠곡군수는 "호이장학회에 가져준 꾸준한 관심과 장학기금을 기탁해주신 지천면 주민, 기관단체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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