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 콜옵션 결정, 지역 파급력은?

"하이브리드 채권 대체 투자처 고민"

대구은행의 콜옵션 행사 결정에 지역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다.

현재 8.6%에 이르는 하이브리드 채권에 비해 시중은행 금리가 2%정도로 낮은데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 마저 하락 조짐을 보여 마땅히 대체할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하이브리드채권은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면서도 채권처럼 매년 이자를 받을수 있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대구은행이 첫 만기 도래일인 이달에 하이브리드 채권을 상환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바젤3'협약이 도입되면서 자기자본비율(총자산 대비 자본비율)을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퇴직금으로 하이브리드 채권을 구입했다는 김성열(65) 씨는 "노후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채권을 구매했는데 대구은행이 이렇게 빨리 콜옵션을 행사할 줄 몰랐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이다"고 했다.

4천억원대의 자금이 풀리는 것을 두고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시각이 갈린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역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설상여금으로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태에서 4천억원이 일시에 풀릴 경우 물가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구은행 관계자는 "채권 소유자 대부분이 기타 금융상품으로 재예치할 것으로 기대한다. 일시에 자금이 풀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이 본격적으로 콜옵션행사에 나서면서 지역 은행권의 예금 쟁탈전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대구은행 하이브리드 상품의 경우 개인 비율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치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이미 일부 은행에서는 관련 상품을 준비중이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금융 및 영업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재유치 금융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5일부터는 원리금 지급식 상품인 'DGB행복파트너예금' 판매를 시작했다. 또 3%후반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즉시연금보험과 3,18개월짜리 단기 신탁상품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바젤협약

스위스 바젤에 본부를 둔 국제결제은행 아래의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제정한 자기자본 측정과 기준에 관한 국제적 합의. 국제적 금융위기 예방 등을 위해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지표를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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