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간 방송인 KBS가 수신료를 현행 2천500원에서 4천 원으로 1.6배 인상하는 조건으로 '2019년 KBS2 광고 폐지'를 포함한 계획을 내밀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약 5천 명에 가까운 종사자들에게 억대 연봉을 주면서도 1급 이상 고위직을 계속 늘리는 방만 경영을 일삼는 신의 직장인 KBS가 오래전부터 거론해온 '광고 폐지할 테니 수신료 올려달라'는 노래가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어렵게 됐다.
다음 달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인 방송통신위원회가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연 'TV 방송 수신료 조정(안)의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에서 윤준호 KBS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은 2018년 이후 KBS2의 광고를 폐지하고, 완전한 공영적 재원 구조 구축을 위해 수신료를 현행(2천500원) 보다 1천500원 올리는 4천 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반발은 예상보다 더 강력하다.
국가 기간 방송인 KBS가 수신료를 받으면서 공적 책무를 포함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면 국민들은 수신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KBS는 여당 추천 이사 따로, 야당 추천 이사가 대립하는 구조에다가 현실적으로 정치권력에 휘둘려왔다. 글로벌한 국제방송과 교육방송에 뚜렷한 의지를 가졌는지도 의문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오랜 시간과 인력이 투자되는 탐사 보도 등에 열의를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경재 방통위원장 스스로 KBS의 공정성이 SBS보다 낮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KBS는 2011년 결산 기준 근무자 4천800명이 평균 연봉 1억 898만 원씩을 받았다. 2012년에는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3년 연속 기본급과 수당을 인상했고, 지난해에는 명절 상여금까지 올렸다. 앞으로 5년간 인력을 줄이겠다는 비율도 자연 감소분에 그치는 시늉만 냈고, 1급 이상 고위직은 오히려 늘고 있다. KBS가 언론사 중에서도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공정성 담보를 위한 노력과 경영 혁신 없이 수신료 인상으로 공룡 방송사를 만드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KBS가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면 수신료 인상이 아니라 국가 예산을 보조받든지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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