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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억지, 핵미사일 방어 능력부터 갖춰야

북한이 사거리 1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미사일에 핵무기를 실어 발사하면 675초 만에 서울에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사일 자세각을 조정해 발사하면 한반도 전역이 타격권에 들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 군이 보유한 방어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북이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국민들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북이 핵미사일을 남쪽으로 발사하면 총 비행시간 675초 가운데 551초를 대기권 밖에 머물고 대기권 내 비행 시간은 124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할 시간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PAC-2로는 아예 요격 자체가 불가능하고 PAC-3으로 개량하더라도 고도 12~15㎞에서 단 1초간 요격이 가능한 정도다.

북은 툭하면 핵 위협을 일삼고 있다. 어제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에 대해 '핵 전면 대결전의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북핵 대비 군사훈련을 계속한다면 남북 관계가 파국을 맞을 것이란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군이 준비 중인 종말 단계 요격 체계(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와 정찰 타격 능력 확보를 위한 '킬 체인'이 구축되면 북핵 위협을 상당 부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킬 체인'이 구축되더라도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의 완전제거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고 실토하고 있다. 패트리엇은 대공 방어는 가능하지만 핵미사일 요격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만으로 충분한 방어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남은 4년은 북핵 실전 배치와 핵 억지력 확보라는 시간과의 다툼이어야 한다. 북의 핵 실전 배치와 4차'5차 핵실험 위협에 굴하지 않으려면 강력한 핵 방어 능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이 아무리 최신 첨단 무기로 위용을 뽐내더라도 북핵을 무력화할 수 없다면 첨단 무기도 무용지물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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