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드로잉 작품

대구문예회관 소장 작품전

손일봉 작
손일봉 작
정점식 작
정점식 작
유황 작
유황 작
윤형자 작
윤형자 작

통상 소장 작품전은 전시 비수기인 여름 또는 겨울에 주로 열린다. 전시 성수기인 봄, 가을에는 밀려드는 대관 신청을 소화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미술관별로 다양한 기획 전시를 많이 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수기에 열리는 소장 작품전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소장 작품전은 미술관의 위상과 추구하는 컬렉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관객들은 소장 작품전을 통해 미술관이 어떤 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그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으며 새로 수집한 작품의 면면도 볼 수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014년 첫 전시로 '소장 작품전'을 개최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1991년 개관 이래 지금까지 지역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수집을 해오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소장 작품을 보면 지역 작고 작가에서부터 청년 작가에 이르기까지 대구 미술의 역사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이유다. 이런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컬렉션 경향은 이번 소장 작품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시 작품 대부분이 지역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 달 9일까지 1, 2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소장 작품전에는 드로잉과 단색 회화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드로잉은 회화의 밑그림이라는 인식이 강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드로잉은 활달하고 속도감 있는 필치, 여백의 미 등 많은 개성과 매력을 갖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드로잉 작품은 39점으로 단순하면서도 그 자체로 완성된 구성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 전통 구상화의 대가 손일봉 선생을 비롯해 서체 추상으로 일가를 이룬 정점식 화백, 원로 한국화가 유황 선생 등의 드로잉 작품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전동진, 정지현 등 신진 작가의 대형 드로잉 작품도 전시된다. 또 먹을 사용한 최종모, 윤형자의 한국화, 오승우의 단색 수채화, 유병수의 단색 추상화, 서예 등 단색으로 표현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 수집된 지역 원로작가 이경희 선생의 수채화를 비롯한 신소장 작품도 전시된다. 수채화에 있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이경희 화백은 대구 미술계의 '전설' 같은 존재다. 1949년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첫해에 '포항 부두'를 출품해 특선을 받았고 이를 심사한 이인성 화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힐 만큼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고 1964년부터 1991년까지 30여 개국을 다니며 세계 사생 여행을 했다. 이 화백의 작품을 접한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사실주의적 묘사에 치우치지 않았고 표현의 감각적인 면에서나 소재를 선택하는 뛰어난 개성이 있다. 전통적인 수채화의 현대화를 지향하면서도 항상 심미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인성을 계승한 작가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설날(1월 31일) 휴관. 053)606-6136.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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