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박병구의 작품은 정겹다. 그리고 따스함이 묻어 있다. 또 얼핏 단조로워 보이는 구도 속에는 다양한 변주가 발견된다.
박병구의 작품이 정겨운 서정을 풍기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의 풍경을 화폭 속에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이 단순함을 넘어 다채로움을 품고 있는 것은 박병구 작가가 추구하는 형의 변조 때문이다. 박병구의 풍경화는 그렇게 변조된 형과 색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절묘한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천박해 보이지 않고 정숙한 미려함을 드러낸다. 이를 두고 홍준화 미술평론가는 "박병구의 풍경화는 자연을 급조한 듯하지만 변조된 자연을 통해 풍경화가 갖추어야 할 다정다감한 서곡을 갖고 있으며 규격화를 벗어난 독자적인 그림 틀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일상의 풍경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건져 올린 박병구 작가의 23번째 개인전이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3전시실에서 열린다. 그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대구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정수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대구미술협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세 번의 개인전을 개최할 만큼 화가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와 아크릴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대구미술협회 사무실이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인근으로 작업실을 옮겨 새벽에 화실을 찾아 작업한 작품들이다. 박병구 작가는 "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붓을 놓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는 제 자신을 바라보며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모든 활동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미술협회 수장으로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박병구 작가에게 그림은 자신이 돌아가야 할 궁극의 대상이다. 그의 그림이 그리운 고향 같은 정겨움을 풍기는 까닭도 이 때문은 아닐까. 053)606-6136.
이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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