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됐고 하니 이번만큼은 운동을 통해서 건강도 찾고 예전의 날씬했던 몸매도 찾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동네 헬스장을 찾았다. 트레이너로부터 러닝머신 사용법부터 각종 헬스 기구 사용법 등을 배웠다. 트레이너의 시범에 따라 기구를 들어보니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게 나도 얼마 안 있으면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처럼 몸짱이 될 것 같았다. 그래, 이번만큼은 헬스장에서 운동해서 근육 만들어야지. 하지만 한 달 두 달 지나도 내 몸은 크게 변화가 없다. 만날 들고 당기며 인상만 쓰는 운동도 슬슬 지겨워진다. 게다가 회식과 야근은 뭐 이리 많은지…. 일 끝나고 집에 와도 TV드라마 보다가 깜빡 졸다 보면 이미 헬스장은 문 닫을 시간이다. 처음 한 달은 매일같이 나가다가 두 달째 되니 하루걸러 가다가 석 달째 되니 안 가는 날이 가는 날보다 많아졌다. 헬스장에서는 "운동 기간 다 끝나가는데 재등록 안 하세요?"라는 전화가 왔고, 난 결국 재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쯤 되니 헬스장 사물함에 처박아 둔 운동화와 세면도구 찾으러 가는 것도 귀찮다.'
새해를 맞으면서 '운동으로 건강해지자'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지겹고 힘들다는 이유로 헬스장에 돈만 갖다 바치고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헬스장이 점점 사람들이 '운동이 재미있는 곳'으로 느끼게끔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문 트레이너가 '케어' 해드려요"…퍼스털 트레이닝(PT)
한 때 재벌 또는 연예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PT(Personal Training'퍼스널 트레이닝)는 점점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운동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호텔 피트니스 센터나 연회비가 비싼 고급 피트니스 센터에서나 받을 수 있었던 PT가 대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다. 범어네거리와 달구벌대로를 중심으로 PT만 전문으로 하는 피트니스 센터가 한두 곳 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수성구뿐만 아니라 달서구, 북구의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서도 PT 전문 피트니스 센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PT 전문 피트니스 센터 운영자에 따르면 현재 범어동 일대에만 30여 곳이 넘는 PT 전문 피트니스 센터가 성업 중이다.
PT의 가장 큰 특징은 '일대일 맞춤형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PT를 받게 되면 트레이너가 상담을 통해 운동계획부터 식단, 생활 습관까지 모든 것을 일일이 짜 준다. PT 고객은 트레이너와 운동계획에 따라 운동을 할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나서 일대일로 강습을 받는다. 운동을 할 때는 트레이너가 운동 방법부터 자세 교정 등 고객 옆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가르쳐 준다. 당연히 운동에 대한 집중력이 많이 높아진다. PT를 경험해 봤다는 최우석(31'대구 중구 동성로) 씨는 "술자리에서 술 마시는 것까지 트레이너가 관리해줬다"며 "그렇게 3, 4개월 트레이닝을 받고 나니 체력이나 체격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PT의 운동은 도구를 이용한 서킷 트레이닝(한 가지 운동에서 다른 운동으로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유기적으로 바꿔가며 신체의 각 부분을 단련하는 운동)을 선호하는 편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운동 도구는 케틀벨과 'TRX'라고 하는 끈이다. 이 외에도 PT를 위한 서킷 트레이닝 도구는 매우 다양하다. 트레이너들은 이런 도구를 이용해 고객의 체형에 맞는 운동 방법을 지도한다. 짐매니아 피트니스의 경우 '스킬즈'(SKLZ)라는 미국의 PT 용품 전문브랜드와 협약을 맺어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PT 프로그램을 2월 이후 선보일 예정이다.
PT가 많이 보편화하기는 했지만 아직 가격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PT를 1회 받는 데 드는 비용은 6만~10만원 선이다. 대부분 10회~30회 안팎으로 신청을 받기 때문에 전체 가격은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안팎의 비용을 들여야 할 때가 많다. 그리고 트레이너를 잘 만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성로 휘트니스 김준혁 대표는 "자신과 '코드'가 맞는 트레이너를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잘해줄 수 있고 헬스장 안에서만 아니라 밖에 있어도 친할 수 있는 트레이너를 만나면 효과가 좋다"고 말한다.
◆여러 운동 종목 섞어 훈련, 시간 짧지만 강도는 최상…크로스핏
지난해와 올해 피트니스 업계에서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끈 두 운동 종목을 고르라면 줌바 댄스(Zumba Dance)와 크로스핏(Crossfit)이다. 두 운동 모두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강점이다.
크로스핏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 training)과 신체의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가 합쳐진 말로 말 그대로 여러 종목의 운동을 복합적으로 실행하면서 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부터 소개되기 시작해 가수 브라이언, 배우 클라라 등의 몸매관리 운동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대구에도 비슷한 시기에 이종격투기 체육관이나 일부 피트니스 센터에서 도입돼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대구와 경산에 크로스핏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체육관도 문을 열었다.
크로스핏의 목적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몸의 기능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몸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그렇다 보니 운동 시간은 짧지만 운동 강도는 매우 높다. 가장 간단한 예로 자기 무릎 높이의 나무상자 위로 뜀뛰어 오르기 15회, 팔굽혀펴기 20회, 턱걸이 20회를 1세트로 잡고 이를 10분 안에 3세트를 끝내는 식으로 진행된다. 진행되는 시간은 10분이지만 한 번 하고 나면 정말 토하고 싶을 정도로 헉헉대게 된다. 크로스핏 전문 체육관에서는 이런 운동프로그램을 WOD(Workout of the day)라고 부르며 매일 다른 WOD가 제시된다.
짧은 시간에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특히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크로스핏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크로스핏 몬스터 짐 김두현 대표는 "같은 팔굽혀펴기라도 다른 방식과 강도, 횟수를 설정해 운동하기 때문에 지루함이 덜한 편"이라며 "10~15분 동안 자신의 모든 체력을 쏟기 때문에 성취감도 높고 여러 명이 같이 하다 보니 서로 경쟁의식도 생겨 운동 효과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WOD 운동프로그램의 예
1일차=케틀벨 스쿼트 3세트 12회-케틀벨 스윙 3세트 12회-푸시 업 3세트 12회-버피테스트 3세트 12회-크런치 3세트 12회
2일차=TRX-푸시업 3세트 12회-TRX-점프 3세트 12회-TRX 파이크 3세트 12회-로프 더블 웨이브 3세트 12회
3일차=점프 스쿼트 3세트 12회-메디신 볼 런지 3세트 12회-메디신 볼 스윙 3세트 12회-덤벨 데드리프트 3세트 12회-레그 레이즈 3세트 12회
*이후 동일 프로그램 처음부터 반복
◆라틴 댄스+피트니스, 30∼40대 주부들에 선풍…줌바 댄서
줌바 댄스도 열풍이다. 라틴 음악을 기본으로 라틴 댄스 동작과 피트니스가 연결된 운동인 줌바 댄스는 지난해 초 대구에 처음 소개된 이래 GX(group exercise'집단운동)룸을 가진 피트니스 센터에서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이미 대구 수성구 지역은 30~40대 주부들 중심으로 줌바 댄스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달서구 일부 피트니스 센터에서도 줌바 댄스 강좌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짐매니아 피트니스 김익수 매니저는 "1년 전 2개 강좌를 운영했던 것이 현재는 4개 강좌로 늘었고, 항상 35~40명의 회원이 꾸준히 수업을 듣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7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줌바 파티와 지난해 11월 대백프라자 프라임홀에서 열렸던 줌바페스티벌 이후 줌바 댄스 강의에 대한 문의가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