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가 망하는 판에 軍 눈감아야 하나?"

5·16후 每日 단독회견 "군인으로 봉사 일념뿐"

5'16 18일 후인 1961년 6월 3일 박정희 군사혁명위원회 부의장은 매일신문과 단독 회견을 했다. 외신기자들과 회견한 이후 처음으로 대구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고향에 대한 배려로 풀이되고 있다. 인터뷰는 매일신문 1961년 6월 5일 자에 상세하게 실렸다(사진). 박 대통령의 인간성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대목이 많다.

'군사혁명을 결심한 동기는'이란 물음에 박 부의장은 "아, 그래 국가 민족이 망해가는 판에 군이라고 정치에 불관여한다는 원칙만을 고집할 수 있겠소? 그래서 최후 수단을 쓴 것뿐입니다"라고 했다. 가정환경을 묻자 "신당동에 집 한 칸 있는데 처하고 열 살, 일곱 살 나는 기집애 둘, 네 살짜리 머슴애 하나뿐입니다. 재혼해서 모다 어리지요, 허(웃음)"라고 소개했다.

신조를 묻자 "나는 군인이니까 국가에 충실하게 봉사하겠다는 일념뿐이지요. 아무리 썩고 혼탁한 세상이지만 올바르게 살아보겠다는 신념은 굽히지 않았어요"라고 밝혔다. 취미는 사색하거나 사서(史書) 읽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양담배를 피워 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엔 "5'16 전에는 나도 양담배를 피웠지요. 혁명 후에는 딱 끊었소"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엔 "앞으로 보다 깨끗하고 애국하는 젊은 세대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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