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간부 공무원들이 17일 김범일 대구시장의 3선 불출마 선언 후 '멘붕' 상태에 빠졌다. 김 시장의 '3선에 올인' 했던 많은 시 간부 공무원들이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하루아침에 '선장'을 잃고 망망대해를 헤매게 된 셈이다.
이에 이들은 '새로운 대구시장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 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어떤 태도를 취할지를 두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불어닥칠 선거 광풍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아예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간부들이 있는가 하면 유력 후보와의 관계 맺기에 나서는 간부들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또 김 시장과 함께 물러나겠다며 '순장조'를 자처하는 간부도 일부 있다.
이런 가운데 시 간부들이 앞다퉈 유력 후보들과 줄을 닿아 '보이지 않는 관계'를 형성, 시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지난번 대구시장 선거 때도 몇몇 간부가 김 시장과 당내 후보 경쟁을 벌이던 인사에게 줄을 섰다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시 간부들의 면면을 보면 성향상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 유력 후보에 줄을 설 간부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후보들이 경쟁에서 앞서거나 세력 형성, 시정 정보 수집 등을 위해 학연이나 지연 등을 내세워 간부들에게 도와줄 것을 요청해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한 간부는 "보통 시장, 구청장, 군수 등이 바뀔 때면 유력 후보를 찾아 줄을 서는 경우가 예외 없이 나타난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보이는데 당장은 아니지만 다음 달 말쯤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간부는 "후보 쪽에서 커넥션을 요청하면 관계를 맺은 뒤 '집사' 역할을 할 간부들이 몇몇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 줄을 선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막상 그때가 되면 주변의 시선이나 부담 때문에 챙겨주기가 쉽지 않아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간부들이 이를 잘 알고 처신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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