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뜻한 바를 이루려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전형에 따라 입시 전략은 달라야 한다. 수능시험과 논술 중심 전형을 노린다면 당연히 수능시험과 논술에 시간을 좀 더 투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학생부 중심 전형에 대한 대비책은 다소 모호한 게 사실이다. 각종 입시기관들은 수험생들에게 고교 3년 동안의 교과, 비교과 활동을 학생부에 잘 남기는 게 관건이라고 한다. 또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경험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녹여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라고 강조한다.
물론 학생부 중심 전형을 준비할 때 학생 스스로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이외에도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언급하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학생 개인의 역량만큼이나 중요한 학교의 역량을 보여주는 학교소개서에 대해서는 어떤 입시기관, 언론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학생 개인 차원을 넘어 학교가 함께 노력해야 수시모집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소개서
아직 학교소개서라는 용어조차도 생소하게 느끼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상위권 대학들은 각 고교의 학교소개서가 학생 개인이 제출하는 서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학교소개서를 통해 학교의 유형과 현황, 지역 환경, 교육과정 운영 상황, 교내 시상 내역 등 학교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요구한다.
상위권 대학들이 각 고교에 이 같은 내용을 요구하는 배경은 고교 다양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특성화고 등 고교 유형별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특목고나 자사고를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학교의 교육과정 내에서 학생 개개인이 얼마나 자신의 진로와 전공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했는지 파악하겠다는 의미다.
대학들은 일반고 중에서도 선발권 유무와 입학전형, 모집단위까지 세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학교의 특성을 파악해 학생 평가에 반영한다. 각기 다른 유형의 학교에서 다른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양한 학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다수 일반고는 학교소개서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3년간의 교육과정 속에 수업 내용과 방법, 평가방법을 세세히 기재해야 하며 방과후학교의 편성과 운영의 특징, 심화교육 프로그램, 학교 특색사업(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운영방법을 기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교소개서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그 학교의 학생들도 올바르게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매년 학교의 교육과정 계획을 세울 때 학교의 특성을 어떻게 나타낼지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만큼이나 학교가 정성을 들여 학교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첫걸음이다.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는 학생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과 학과의 합격생으로 자신이 적합한지 대학 측에 보여줄 수 있는 자료다. 학생 상당수가 그런 것처럼 살아온 과정을 나열하는 자서전 형식이나 앞으로의 결심만 밝히는 유형은 곤란하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인재인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원하는 학과에 얼마나 최적화된 인재인지 밝혀야 한다.
가령 학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 적을 때 학생들은 자신이 얼마나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학업에 임한 경험이 있는지 지원 학과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작성해야 한다. 단순히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문에 대해 지적 호기심을 가졌던 이유와 그 학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써야 하는 것이다. 왜 그 활동을 했는지, 그 활동이 어떤 측면에서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대학마다 원하는 인재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생각해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지원하는 전공에 대한 기초 지식, 학문 분야,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 충분히 파악한 뒤 자신의 미래 계획과 연계해 글을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생활기록부
학생부를 단순히 교과 성적 기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학생부에는 교과뿐만 아니라 비교과의 모든 사항이 기재돼 있어 대학 측이 꼼꼼하게 살펴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학생부는 학생이 아니라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교사가 작성하지만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교과와 비교과 능력을 모두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생부를 챙기고 정리해 자신만의 특화된 요소를 잘 살리는 것은 결국 학생 개개인의 몫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학생부에서 빠진 부분은 없는지, 강조할 부분은 어디인지 확인한 뒤 자신만의 강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을 담당교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교과와 관련해 자신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활동이나 노력을 했다면 그 사실을 담당교사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 창의적체험활동의 특기사항 역시 마찬가지다. 이 역시 담임교사가 세세히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활동 내역을 잘 정리해 교사에게 제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면접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면접은 당락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면접관으로 참여한 대학교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서류 점수와 상관없이 면접에서 자신의 우수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서류 점수가 아무리 좋아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한다는 얘기다.
지원 희망 학과에 대한 이해는 면접 대비 전략의 출발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공 분야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서는 면접에서 결코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고교 단위에서는 대학의 다양한 학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여건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결국 학생 스스로 지원 학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먼저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과 홈페이지를 방문해 전체적인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과의 교육과정을 보면 학과가 선발하려는 인재상도 가늠해볼 수 있다. 현재의 면접은 전공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는 전공적성 면접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단순히 자신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면접 준비만으로는 적합한 인재로 평가받기 어렵다.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교수들이 주로 학생부나 서류에 나타나지 않은 전공 이해도를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도움말=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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