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좋은생각 행복편지] 직장과 행복

직장에서 행복 만들기가 가능하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일간지에 보도된 설문조사 통계에 따르면 70%를 웃도는 직장인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는 기사에 저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막연히 이직을 한다고 해서 더 나아진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또 다른 스트레스로 실망하지는 않을까요? 만약 세상이 잘 조직되고 모든 것이 자유롭고 천국 같다면 과연 사람들이 살아가는 맛이 날까요? 이론적으로나 물리학적으로나 이렇게 되면 엄청난 재앙이 아닐까 합니다. 우주가 최초에 탄생할 때부터 순간적으로 불균형이 일어났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사는 우주가 되었지요. 물론 그런 불균형이 없었다면 우리 우주는 물론 인류도 탄생할 수 없었고요.

이런 경우를 형식논리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완전한 행복 상태가 되면 더 바랄 게 없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활동력도 떨어지게 되고 도전이나 바라는 것도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게 돼 인간의 최대 장점인 자유의지는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결국엔 죽음의 상태에 가까워지겠지요. 그럼 죽음과 완전한 행복은 동일 의미가 되어버리고, 이게 바로 형식논리의 허점이지요. 수학적으로도 이런 일이 성립한답니다. 반(1/2) 죽음=반(1/2) 삶, 여기서 반은 맞줄임이 되니까 결국 삶=죽음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제가 이런 이상한 논리를 들먹이는 이유는 세상사 모든 것이 불합리하고 불평등해서 우주 생성 원리와 같다는 것이지요. 그래야만 더 나은 걸 위해 도전도 하고, 목표를 이루게 될 때 행복해 하고 그 행복의 시효가 지나면 더 나은 단계로 가려고 노력하게 될 테니까요. 오늘은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서론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직장을 자기가 성장하는 곳 중의 하나란 전제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직장은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3D 업종이든 관계없이 생활의 터전입니다. 그리고 어떤 직장이든 자기 자신이 뭔가 이바지하고 바꾸고 희망을 발견하는 일이 우선이지요. 단지 월급 받는 곳으로만 생각하면 고달플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서 더 나은 직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이직하고 나서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막상 이직을 하게 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리 적성에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경험을 쌓고 회사에 적응 또는 자기단련을 해보고 나서 나름대로 깨달은 사람이 더 이직에 성공하지 않을까요. 저도 S전자라는 좋은 직장에서 3년 만에 회사를 옮겼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자유분방한데다 제 아이디어를 구현해보려는 마음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S전자에서도 그랬었지요. 하지만, 워낙 잘 짜이고 관리가 잘되는 조직이라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결국은 떠났지요.

하지만, 3년 만에 새로 옮긴 직장은 판에 박힌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하게도 제가 맡은 일들을 끝내고 난 뒤엔 제 생각을 구현하는 시간이 허락되고 웃분들도 그걸 허용해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그 직장에서 31년을 즐겁게 근무하고 은퇴를 했습니다. 결국, 직장에서 제 스스로 행복을 만들면서 즐기게 된 셈이지요. 그런 직장 생활태도가 몸에 밴 탓에 주어진 업무를 제외하고는 제 스스로 어려운 일에 도전해 회사를 바꾸는 일에서 희열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직장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직장을 은퇴한 후 쌓였던 제 경험들이 현재의 직장에 응모하여 비록 아무런 인맥 없이도 선발된 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인맥의 도움 없이는 안 되는 곳이라 생각을 했었고, 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험과 소신으로 당당했었고, 지금도 저와 기관이 가야 할 길이라면 마음 비우고 가고 있습니다. 육체는 피곤할지언정 마음은 흐뭇하며 이뤄가야 할 목표를 위해 조건 없이 일하고 있답니다. 너무 제 자랑만 늘어놓은 것 같지만, 직장과 행복이 연결된다는 걸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인섭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insopsong@tt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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