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포항 영일만항 북방파제에 부딪혀 침몰한 파나마 국적 화물선 '쳉루호'(CHENG LU'8천461t)의 인양계획이 수립돼 해상 기중기선까지 도착했지만 분할 인양하기로 한 선체의 통관문제로 본격적인 인양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선주'해외 보험사'포항지방해양청은 협의를 거쳐 쳉루호 인양계획을 수립하고 선체인양회사를 선정했다. 인양방식은 침몰어선의 훼손이 심해 배 안의 물을 빼내고 선박을 띄워 끌고 가는 '선체부양방식' 대신 선체를 몇 등분해 순차적으로 인양하는 '선체절단방식'으로 결정됐다.
인양회사가 정상적인 기상상황을 가정하고 잡은 인양 기한은 한 달. 5일 안에 선체검사와 선수부 절단'인양, 10일 전후 선체 잔존물 조사와 인양, 다음 10일간 선체와 엔진룸 등을 3등분해 인양, 나머지 5일간 잔존물 확인과 제거 순으로 일정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침몰 선박 인양을 위한 해상 기중기선 살코1200이 포항영일만항에 도착, 본격적인 작업을 위해 영일만항부두 남쪽 잡화부두에 정박대기 중이다. 이 기중기선은 한 번에 최대 1천t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고철로 분류되는 절단된 선체의 세관 통관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절단된 선체 고철이 국내에서 처리되기 위해서는 고철의 주인이 결정돼야 하고 고철주인이 통관세를 내야한다. 당초 관세를 납부할 주체도 정하고 세관과의 협의도 모두 끝나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인양작업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중국선주와 계약을 한 또 다른 인양업체가 나타나 작업계획이 틀어져버렸다.
중국선주와 계약한 업체가 계속 인양작업에 대한 권리를 제기할 경우, 세관이 절단 선체의 영일만항 하역을 허가할 수 없는데다 겨울철 기상이 나빠 일주일 중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날짜도 많지 않아 인양작업은 당분간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공평식 포항해양청장은 "선주가 중국사람이라 중국 대사관 측에 이 문제에 대한 교통정리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최대한 인양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세관 측도 "영일만항 북방파제에 침몰돼 있는 선박 모습도 포항항을 드나드는 외국선박에게는 흉물스럽지 않겠느냐"며 "세관도 최대한 빠른 인양과 통관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쳉루호는 지난해 10월 15일 오후 3시 40분쯤 영일만항 북방파제 북동쪽 1㎞ 앞바다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 중 갑자기 나빠진 날씨로 포항영일만항 북방파제에 부딪히며 침몰, 배의 3분의 2가량이 바다에 잠겨져 있다. 이 사고로 북방파제 일부가 파손되고 선원 19명 가운데 8명만이 구조됐다.
포항'김대호기자 @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