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3월 창당 및 6'4 지방선거 17개 시도 후보 공천을 21일 공언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양당 구도에서 3당 구도로 재편돼 치러지게 될 지방선거를 두고 셈법에 분주해졌다.
새누리당은 환영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새 정치를 내세운 안철수 신당이 양당 구도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대립과 갈등 속에서 완충지대를 할 수도 있다며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경험이 부족한 안 의원과 그의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를 끌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을 표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신당이 국민에 건전한 대안세력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고, 새누리당도 건전한 정책 경쟁을 통해 당당히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 안 의원이 국민께 약속했던 신당의 모습이 아닌 지금까지 보여줬던 구태정치를 답습한다면 신당에 걸었던 국민의 비판과 실망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쟁적 동지관계일 수밖에 없는 민주당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제2의 안풍(安風)이 재연되는 데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안 의원이 정치 이상과 현실 정치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국민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예견된 순서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논평은 단 두 줄이었다. 야권연대에 대해선 브리핑 직후 기자들을 만나 "지금 야권연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상황을 도식적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며 답을 피했다.
하지만 앞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야권연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민주당이 논의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둔 바 있다.
지방선거가 3당 구도로 치러지는 것은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안 의원이 밝힌 대로 '차선이 아닌 최선의 선택,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선택'이 가능한 대안세력으로 자리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안 의원은 이날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는 새 시대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 측과 민주당과의 경쟁이 첨예해 야권연대가 아닌 각자도생으로 가길 기대하는 눈치다. 야권표가 나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상식적인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안철수 신당도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경쟁할 곳과 연대할 곳을 나눠 지방선거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안 의원은 과거 "그릇(창당)부터 만들기보다는 어떤 내용(사람)을 담을 것인지부터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다 창당과 인재영입에 동시에 나선다는 해석이 적지 않아 민주당으로선 당 인재를 어떻게든 뺏기지 않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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