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지 할머니' 윤동녀 씨 대통령 표창

37년째 기초수급생활…7년간 폐지 모아 2천780만원 기부

폐지를 주워 모은 돈 2천700여만원을 기부한 윤동녀 할머니가 22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문경시 제공
폐지를 주워 모은 돈 2천700여만원을 기부한 윤동녀 할머니가 22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문경시 제공

"폐지가 이웃들에게서 나온 것이니 폐지 판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실천을 하니 내 마음이 편안했던 것입니다. 표창을 받을 만 한 일이 아닌 것 같은데…."

37년째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홀몸노인인 윤동녀(84) 할머니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받아야 할 처지다. 하지만 윤 할머니는 자신이 받던 기초노령연금과 생계급여비는 물론, 폐지를 주워 판돈 대부분을 모아 6년간 2천300만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본지 2011년 12월 22일 자 1면 보도)

보도 이후, 건강을 우려한 주변의 만류에도 폐지 줍기를 계속하던 윤 할머니는 2012년에도 570만원을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결국 건강이 악화된 윤 할머니는 문경의 노인요양시설인 인효마을에 입소해 여생을 보내고 있다.

40년 가까이 홀로 살며 폐지를 모으며 유일한 친구였던 낡은 유모차를 내려놓은 것이다. 폐지를 모아 2천870만원이 되려면 7년 동안 적어도 폐지 200t은 수집해야 한다. 윤 할머니는 하루 100㎏ 이상의 폐지를 이웃을 위해 주운 셈이다.

윤 할머니는 22일 함께 요양하고 있는 동료 노인들 앞에서 국민추천포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이웃사랑을 실천한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건강 문제로 청와대에서 열린 수여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뒤늦게 고윤환 문경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이날 상을 전달했다. 고 시장은 "마지막 남은 것까지 이웃을 위해 다 써버린 할머니의 마음은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할머니는 미소를 띠며 "고맙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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