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앙·실력·인격 갖춘 인재양성"…대흥교회 '제자비전학교' 기독교계 관심 집중

유아∼고교 교육 대안학교…교사 1명당 학생 6명꼴 맞춤 지도

2009년 대안학교인
2009년 대안학교인 '제자비전학교'를 연 대흥교회 정명철 담임목사. 그는 신앙과 실력, 인격을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만큼 책임감과 함께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대구 대흥교회(담임목사 정명철)가 운영 중인 대안학교에 기독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성을 중시하는 맞춤형 교육으로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흥교회는 1977년 설립됐다. 개척 당시 젊은이교회로 출발한 뒤 성막교회, 중앙로교회 등을 거쳐 2002년 대흥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대흥교회가 대안학교를 설립한 것은 2009년 11월의 일이다. 15년 전 맞벌이 부부를 위해 아이 돌봄이 사업으로 시작한 'CMS 영어교실'이 발단이 되어 학교 설립으로 이어졌다. 대안학교인 제자비전학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12명의 제자를 키운 것처럼 신앙과 실력, 인격을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로 붙여진 이름이다.

대안학교를 설립한 정명철 담임목사는 1990년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1993년부터 담임목사로 대흥교회를 이끌고 있다. 정명철 담임목사는 "능력 있는 말씀과 역동적인 예배, 제자훈련과 교육사업을 통한 인재양성, 복음 전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실한 사랑과 하나님의 소명으로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다"고 말했다.

제자비전학교는 초등부로 시작을 했지만 2010년에 중등부, 2011년에 고등부를 신설하면서 초'중'고를 아우르는 학교의 면모를 갖췄다. 여기에 어린이집까지 운영하고 있어 유아에서 고등부까지 전 과정을 교육하고 있는 셈이다.

제자비전학교는 대구에서 교회가 운영하는 유일한 대안학교다. 수도권에는 교회 부설 대안학교가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지만 대구의 경우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대안학교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제자비전학교는 대흥교회 교인을 대상으로 한 비인가 대안학교다. 하지만 신앙교육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일반 정규 학교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음악, 미술 등 정규 교과 과정을 배운다. 또 인성 교육을 위해 수영과 태권도 수업은 필수로 받아야 하며, 매년 국내 또는 국외 여행을 통해 견문도 넓힌다.

제자비전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간에 형성된 두터운 신뢰다. 정명철 담임목사는 "모두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자비전학교는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등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1대1 개인 지도가 가능할 정도로 학생 수에 비해 교사 수가 많아 학업성취도도 높다. 현재 제자비전학교 학생은126명이다. 교사는 전임과 파트타임을 합쳐 30여 명이 근무한다. 교사들은 모두 관련 학과 전공자들이며, 심지어 일반 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제자비전학교로 온 경우도 있다. 전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6명 정도에 불과해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다. 게다가 교사들은 고학년 자율학습이 끝나는 밤 10시까지 학교를 지키며 학생들을 지도한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검정고시에서 100% 합격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사교육 없이 이룬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제자비전학교는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 양질의 교육을 보다 많이 제공하기 위해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를 먼저 생각하는 눈높이 교육이 빛을 발하면서 2009년 11명이었던 학생 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입학 여부를 묻는 외부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대흥교회는 증가하는 학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교회 인근에 2천314㎡(700여 평) 규모의 교육관을 신축 중이다. 올 3월 말 교육관이 완공되면 학생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입학 문호는 외부에 개방하지 않고 있다.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교사 증원 등 관련 인프라 확대도 필요하지만 이는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명철 담임목사는 "신앙이 뒷받침된 다음 시대 인재를 양성하는 만큼 책임감과 함께 보람을 느낀다. 문호를 개방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고민 중이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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