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닭까지 번진 AI…경북 종계장 15곳 감시

충남 부여 고병원성 AI 확인…닭·오리 223마리 살처분

'설연휴 대이동 AI 예방 총력'. 설연휴 동안 고향을 찾는 귀향객의 대이동에 대비해 경북도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악성가축전염병 유입 방지를 위해 특별방역을 하고 있다. 26일 오후 포항시 흥해읍 성곡리 양계장 입구에서 시청 방역계 직원들이 소독약을 뿌리며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전북 고창 오리 농가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남'충남으로 번진 데 이어 닭도 처음으로 AI에 감염됐다. 더욱이 경기도 화성 시화호 주변 철새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검출돼 AI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충남 부여의 종계장과 전남 해남의 씨오리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병원성 H5N8형 AI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리에 이어 충남 부여의 닭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이다.

농식품부는 "닭의 고병원성 AI는 전파가 훨씬 빠르다"며 "오리에서 닭으로 AI가 옮겨간 것이 확인됨에 따라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살처분 범위를 확대한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그동안 발병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의 닭과 오리를 모두 살처분해 온 반면 반경 500m∼3㎞ 범위에서는 오리만 살처분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닭과 오리 모두 3㎞ 내의 경우 살처분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추가 살처분 대상이 된 닭은 148만2천 마리이며, 총살처분 대상 닭'오리는 223만7천 마리로 추산된다.

농식품부는 또 경기 화성 시화호 주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을 분석한 결과, 고병원성 H5N8형 AI가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전북에서 최초 발병한 AI가 충남'전남으로 발병 구역을 넓힌 데 이어 경기권도 AI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AI 감염 지역이 늘어나자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2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고강도 대책을 쓰기로 했다. 26일 오후 기준으로 AI에 감염된 농장은 전국적으로 모두 18곳이며 AI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농장도 19곳에 이른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19, 20일 전남'북, 광주에만 한 차례 발동했던 '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을 확대, 2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경기도와 충남'북, 대전, 세종시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되면 축산 종사자와 차량은 명령 해제 때까지 가금류 축산농장 또는 축산 관련 작업장에 드나들 수 없다.

정부는 또 AI에 감염된 철새 사체가 발견되면 발견지 반경 10㎞ 내 가금 사육 농가의 출하를 중지시키고, 철새의 이동 경로를 미리 파악해 주변 농가에 경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철새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철새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북도도 AI가 닭으로 옮겨간 것이 확인됨에 따라 도내 종계장 15호(구미 1, 영주 1, 영천 4, 문경 2, 군위 1, 의성 1, 칠곡 2, 예천 3)에 대한 집중 예찰에 들어갔다.

한편 부산 사하구 을숙도의 철새 분변과 울산에서 폐사한 떼까마귀 10여 마리, 제주에서 폐사한 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는 검사 결과 AI 음성 판정을 받았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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