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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특급 여성 저격수, 로자 샤니나

제2차 세계대전 때 소련은 여성 저격수 부대를 창설했다. 여자가 남자보다 몸이 더 유연하고 참을성 있으며 추위에 강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2천400여 명의 여성 저격수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인물은 로자 샤니나였다. 샤니나는 1944년 4월 초부터 저격수로 나서 다음 해인 1945년 오늘, 적의 총탄에 맞아 숨질 때까지 9개월여 동안 적군 59명을 사살했다.

로자 샤니나는 1924년 소련의 아르한겔스크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는 유명한 여성 사회주의자 로자 룩셈부르크의 이름을 딸에게 붙였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중고교 과정을 다니던 그녀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군대에 입대한 오빠가 전사하자 군인이 되기로 했다. 군사 훈련에서 뛰어난 사격술을 보인 후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승리한 소련군이 독일군을 밀어붙이자 저격수 소대의 소대장이 되어 공격 선봉에 나섰다.

그녀가 겨눈 총에 독일군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한 번에 두 명의 적을 쏴 죽이는가 하면 하루에 5명의 적을 없애기도 했다. 그녀는 '영웅' 칭호를 받고 소련 신문에 나 소련군과 국민의 사기를 올렸다. 원래 밝고 수다스러웠지만, 전쟁터에서는 냉정하고 침착했으며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전쟁이 끝나면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꿈을 꾸었으나 2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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